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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천동 중앙간선도로. 충무시청 이전, 통영군청의 통영시 제2별관 전락, 수산업 침체로 활력을 잃었다. 차량이 인도를 점령,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상당수 주민들이 찬성하면서도 교통체증, 상권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
한산신문 '쇠락한 거리에 활력을!' 시리즈가 한국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2008년 기획취재 부문에 선정됐다.
한국지역신문발전위원회와 한국언론재단의 엄정한 심의 절차를 통해 채택된 것이다.
한산신문은 최근 지역의제기구인 푸른통영21이 추진중인 '도천동 걷고 싶은 거리' 조성에 대해 구도심 살리기의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사업 대상지인 통영시 도천동 일대는 80년대 통영군청이 소재하고 충무시청이 인접해 행정타운 주변의 혜택을 보았으나, 90년대 충무시청의 이전과 시군 통폐합에 따른 통영군청의 통영시 제2별관 전락, 쇠퇴해진 수산업으로 인해 활기를 잃은 구도심으로 상징된다.
도천동에 주목하는 이유는 첫 번째 '거리의 차별화'를 통해 (통영국제음악제)페스티벌하우스-윤이상기념공원-해저터널을 잇는 도로(거리)를 따라 통영의 관광 명소를 연결하고 상권을 활성화할 가능성에 대해 접근하고자 함이다.
두 번째는 2005년 통영시에서 또 다른 구도심인 중앙동, 항남동을 살리기 위해 추진했던 '문화의 거리'에서 일어났던 '사람이 우선이냐', '차가 우선이냐'는 논란이 3년만에 이곳에서 재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도천동의 성공이 향후 중앙동 일원의 '통제영-문화마당 거리 조성'을 통한 구 도심 살리기의 디딤돌이 되고, 무전, 죽림신도시에서도 요구될 '차별화된 거리'의 방향을 제시하는 나침반이 될 수 있다.
한산신문은 마산 부산 전주 제주 포항 등 지방도시와 서울에서 추진한 '거리 조성 사업'을 현지 취재한다. 이곳에서 시민과 상인, 그리고 대학교수, 건축사 등 전문가, 담당 공무원을 만나 성공 사례와 함께 실패 요인을 밀착 취재코자 한다.
이를 바탕으로, 2005년 통영시 '문화의 거리' 조성의 실패 요인 분석과 함께 각종 거리 조성에 대한 아이디어 제공, 그리고 시민 참여 방안 등에 대한 방향타를 제시한다.
<편집주>
<글 싣는 순서>
■ 1부 구 도심을 살려라!
□ 2부 차 없는 거리, 가능성은 있나?
□ 3부 문화, 예술의 색을 입혀라
□ 4부 거리 만들기 '갈등'과 '화해'
□ 5부 주민 참여가 '승패' 가른다
도천동 거리는 죽은 거리
"통영 시내에서 제일 후진 동네다. 등하교 학생들 외에는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없다"
푸른통영21(위원장 김형진)이 4월 22일 개최한 '(도시재생)걷고 싶은 거리 조성을 위한 주민설명회'에서 한 주민이 던진 말이다.
비단 이 주민의 말을 빌지 않아도 통영시 도천동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걷고 싶은 거리를 추진 중인 통영시 도천동 일대. 80년대까지만 해도 통영군청이 소재하고 충무시청이 인접해 행정타운 주변답게 공무원과 민원인들로 북적거렸다. 여기에 도로변을 따라 조선소와 목공소가 줄지어 늘어서 상권이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95년 시군통합으로 통영시가 되면서, 통영군청은 제2청사로 전락했다. 앞서 91년 충무시청 역시 무전동으로 이전, 도천동은 침체의 길로 들어섰다. 게다가 2000년대 들어 무전, 죽림 신도시로 대규모 상가, 대단위 아파트가 몰려갔다.
이제 도천동은 인구 공동화와 상권 상실로 중병에 걸린 상태다. 주민들은 "80년대 50명 12반을 넘던 두룡초교의 1학년 학생 수가 이제 28명 2반에 불과하다"고 쇠퇴한 실정을 단적으로 표현한다.
교통 불편, 어떻게 할 것인가
걷고 싶은 거리 추진에 '공감'하는 주민들도 교통 소통 불편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현재 12m 2차선인 도로를 4m 1차선 일방통행으로 전환할 경우 KT와 해안도로변의 병목 현상에 따른 교통 체증에 대한 지적이 주를 이룬다.
11통장 안종기씨는 "도천동 거리는 중앙간선도로다. 지금도 출퇴근 시간에 병목지대에서 차량이 막혀 난리다. 미륵산 케이블카 개통 이후 외지 차량이 불어나 교통 체증이 가중될 상황"이라며 "4차선으로 확장해도 모자랄 판에 1차선으로 줄이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만복 1, 2차 아파트 주민들의 경우 지금과는 반대로 해안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안고 있다. 버스나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도 종전과는 달리 해안도로까지 더 가야한다.
상권, 회생할 기회를 잃을까
침체된 상권이 아예 회생할 기회를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통영국제음악제 기간이나마 관광객들이 도천동 페스티벌하우스를 찾고 있고, 윤이상기념공원이 개장하는데, 4차선으로 확장을 해야지 그나마 있는 도로마저 폭을 줄이면 차량 통행은 늘고 주차 공간이 부족해 관광객들이 외면할 것이라는 논리다.
인쇄소를 운영하는 이부원씨는 "도로를 일방통행으로 만든 곳은 완전히 상권이 죽어버렸다"며 "해저터널-도천파출소 도로만 봐도 장사를 제대로 하는 곳이 없다"고 걱정했다.
주민, 안 하는 거 보다는 낫다
도천동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가 결코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상당수 도천동민들이 걷고 싶은 거리 만들기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추진력을 얻고 있다. 22일 설명회에 참석한 50여 명의 주민들도 교통 소통, 상권 침체 등을 우려하면서도 도천동의 발전을 위해서는 필요한 사업이라는데 공감을 표시했다.
도천동 터줏대감 염영관씨는 "안 하는 거 보다는 하는 기 낫다. 지금보다 더 나빠지겠느냐"며 "(푸른통영21의 설명처럼)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거리를 만들면 도천동의 얼굴이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도천동주민자치위원장은 "페스티벌하우스-윤이상기념공원-해저터널 사이에 넓은 인도와 가로수, 벤치가 조성되고 소규모 공연장이 생기면 도로도 정비되고, 관광객들이 올거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푸른통영21, 살아 숨 쉬는 거리를
푸른통영21과 통영시는 쇠락한 도천동 거리를 '살아 숨 쉬는, 쉬고 놀고 가는, 만나고 떠드는' 활기 넘치는 거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해방교-페스티벌하우스-윤이상기념공원-해저터널 구간 길이 850m, 폭 12m 왕복 2차선 도로를 폭 4m의 일방통행도로로 전환하면서 현재 1m도 채 되지 않는 인도 폭을 3~5m로 확장한다.
한층 늘어난 인도에는 도천동의 특색을 살린 공공미술을 적용, 쌈지 공원과 소규모 공연장, 벤치, 보도블록 등을 조성한다. 총사업비는 28억원.
김형진 푸른통영21 위원장은 부산 광복로의 사례를 들어 "2차선 도로를 1차선으로 줄였더니, 오히려 차량 소통도 원활해지고 인도가 넓어져 한층 쾌적해졌다. 덕분에 상권도 활성화되고 주민 삶의 질도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도천동 도시재생의 새로운 기회
'차 중심' 도로에서 '사람' 중심 거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