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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노루, 길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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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6일 (수) 밤 10시 방송 [환경스페셜 215회]
 

한라산 노루, 길을 잃다



한라산의 살아있는 전설, 노루
노루는 왜 한라산을 내려와, 제주 전역으로 이동하고 있나?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노루 집단서식지, 제주 한라산
한라산의 명물이었던 노루가 최근 제주시내 주택가와 도로에 출몰하고 있다!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교통사고를 유발시키기도 한다.
노루는 왜 한라산을 떠나고 있나?

이번 주 환경스페셜에서는 생존을 위해 인간 곁으로 다가온 노루의 생태를 집중 조명하고
제주시가 추진 중인 '노루 생태관찰원 사업'의 타당성을 점검,
캐나다 로키지역을 찾아 야생동물과 인간의 공존 조건을 모색한다.




1. 한라산 노루가 지나치게 늘어났다?


한때 멸종위기에 놓였다가, 80년대 후반 적극적인 보호대책과 관리 덕분으로 되살아나, 이제는 한라산의 상징이 된 노루. 90년대 말부터는 제주 곳곳에서 발견될 정도로 그 수가 늘었다. 그런데 최근 노루로 인한 농작물 피해까지 나타나자, 노루가 지나치게 급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고, 급기야 개체수를 인위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노루는 정말 인간에게 피해가 될 만큼 늘어난 것인가?

한라산에 사는 노루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한라산 연구소 오장근 박사의 조사에 의하면, 한라산 국립공원 내 해발 600미터 이상에서 서식하는 노루는 지난 2001년부터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한라산 이외의 지역에 서식하는 노루의 개체수에 대해서는 조사조차 없었다!


2. 생존을 위해 인간 곁으로 내려온 노루


조릿대가 점령한 한라산
국내 식물 4천 여종 가운데 1800여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라산. 한때 노루의 천국으로 불리기도 했었지만, 최근 대나무과의 초본식물 조릿대 한 종이 엄청난 번식력으로 한라산을 점령해가고 있다. 세계적인 구상나무 군락지는 물론이고, 노루의 최대 서식지였던 선작지왓도 조릿대가 침범해 가고 있는 실정이다. 노루의 주 먹이인 털진달래와 누운 향나무 등의 야생초들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조릿대를 먹는 소와 말의 방목이 금지됐고, 지구온난화로 한라산 연평균 기온이 높아진 영향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지난 5년 동안 한라산의 적설량이 50센티미터를 웃돌면서, 서식 조건이 더욱 악화되면서, 노루들은 먹이를 찾아 한라산을 떠난 것이다.

목장, 공동묘지, 골프장에 사는 노루들
노루들은 푸른 풀이 있는 곳은 어디든 찾아간다. 중산간지대는 물론이고, 목장, 공동묘지, 골프장 등지에서 영역표시까지 해가며 터를 잡고 살고 있다. 그러나 노루들이 살수 있는 곳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다. 봄철, 영역싸움에서 밀려난 노루들은 다시 풀을 찾아 이동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라산 노루들은 제주 전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3. 계속되는 노루들의 수난


유난히 폭설이 잦았던 지난 겨울, 탈진한 노루들을 노리는 밀렵꾼들을 추적했다. 밀렵꾼들은 꿩 사냥용 엽총과 올가미를 주로 사용한다. 중간산 오름 일대는 올가미 투성이고 엽총이 난사된 흔적도 찾을 수 있다. 제작진이 목초밭 한군데에서만 20여 개의 올가미를 찾아 제거했을 정도로 노루 밀렵은 흔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렇게 희생되는 노루들은 겨울 한 철에만 최소 2∼300마리로 추정, 마리당 백 만원 정도의 가격에 보신용으로 거래된다.
그러나 밀렵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개발이다. 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발효된 제주는 관광단지와 리조트, 도로가 마구잡이로 들어서, 노루들이 정착할 곳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제주시에서 교통사고로 죽는 노루가 200여 마리에 이를 정도다.


4. 인간과 야생동물의 공동구역, 캐나다 록키산맥


캐나다 록키산맥이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엘크나 산양 같은 야생동물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야생동물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데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했다. 엘크와 같은 야생동물을 야생상태에 그대로 살게 하면서도, 목에 표식을 달아 개체수와 상태를 관리한다. 또한 모든 고속도로변은 철망으로 막아놓았고, 흙과 잔디를 입힌 육교와 지하통로도 20여 개가 넘는다.
록키산맥 마을 주민들은 집 근처에 야생동물들이 배설물을 남기고 돌아가더라도 싫은 기색을 하지 않는다. 동물과 인간이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배설물 치우는 정도의 배려는 당연하다는 인식이다. 동물들의 야생성을 배려해, 30미터의 관찰 거리를 유지하는 등 인간과 동물과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록키산맥 사람들의 세심한 노력을 살펴본다.


5. 노루 생태관찰원, 이대로 좋은가?


노루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증가하자, 제주시에서 마련한 대책은 노루 생태관찰원 조성. 농작물 피해도 줄이고, 노루를 관광자원화하겠다는 발상이다. 지난 99년부터 약 50억 원을 들여 추진해온 공사는 현재 마무리 상태다. 그러나 제작진이 찾은 생태관찰원은 높은 철장으로 둘러쌓인 사육 구조다. 노루의 먹이로 건초와 인공배합사료를 줄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노루는 연하고 푸른 잎만을 골라 먹는 초식동물이다. 인공사료를 먹으면 설사병 등의 여러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또한 10년 동안 사육된 노루도 사람을 보면 놀라 날뛰고, 탈출하려는 본능을 버리지 않을 정도로 야생성이 강하다. 이런 노루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지어진 생태관찰원,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은 제주 전체에 서식하고 있는 노루가 몇 마리인지, 제주에 서식 가능한 노루가 얼마인지 조차도 조사가 안 된 상태다. 한라산 노루는 선사시대 이전부터 제주도에 정착한 토착종으로 세계 다른 종들과 뚜렷이 구분되는 한국 고유의 종이다. 80년대 멸종 위기를 넘기고, 2005년 지금 다시 위기에 몰려있는 한라산 노루.
노루와 인간이 함께 공생하기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재논의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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