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기획 컨퍼런스_마을집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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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과 모음, 그리고 새로운 협력을 위한 관계 지향” 협치를 통해 본 마을만들기의 현황과 과제, 극복 방안을 모색해 봅니다. ○기조강연: 협치, 경계를 넘어 마을이 가야할 길 (이호: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발제1: 지역의제와 마을운동 (박훈: 전라북도 농촌활력과) ○발제2: 마을만들기 경험으로 본 행정의 민관협력에 대한 의제 (박수진: 정읍시 도시과 도시재생팀) ○발제3: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조직의 위상과 역할 (류태희: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 |
○기조강연: 협치, 경계를 넘어 마을이 가야할 길 (이호: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이호 소장은 먼저 다양한 의미로 쓰이고 있는 거버넌스를 정의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했다. 민간에서는 위탁받는 것을 거버넌스라고 하기도 하고, 행정에서는 단순히 시민의 의견을 듣는 것을 협치라고 하기도 한다. …거버넌스의 핵심은 권한의 배분이며, 권한의 배분에는 두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어떻게 행정가가 가진 독점적 권한을 시민들과 나눌 것인가? 둘째, 시민의 역량과 관련하여 나누어진 권한을 어떤 주민들이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이호 소장은 ‘시민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일부의 지적을 의식한 듯 “시민들의 역량을 강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실제로 권한을 행사해보는 과정에서 키워진다. 실제로 뭔가를 해보고 평가도 해서 다시 새롭게 시도해보고,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백년이 지나도 그대로일 것”이라며 권한의 사용을 통한 시민 자치역량의 훈련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호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시민이 주체로 서는 협치는 마을만들기의 방향과도 직결된다. “마을만들기의 성공여부는 폐쇄적인 공동체 몇 개를 만드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대안으로써의 마을공동체는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운동으로 이해되어야” 하고, 이러한 맥락에서 시민의 결정권을 가지고 행정과 함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협치는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로 다가온다.
이러한 관점에서 더 나아가 이호 소장은 최근의 마을공동체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최근 우리의 마을운동은 상당부분이 제도화에 편입되어 있다. 즉, 행정의 정책에 의해 마을을 만들고 유지∙발전시키는 일들이 지원받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의 예산이 지원되는 것 자체는 문제라 볼 수 없다. 하지만 자율적 쓰임새 결정 권한 없는 예산지원은 문제다. 이로인해 마을공동체 관련 사업들이 행정에 종속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예산문제에 종속되어 있어서는 종속적 거버넌스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호 소장은 ‘종속적 거버넌스’가 중간지원조직에서도 나타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마을만들기와 협치가 되짚어야 할 근본을 강연을 마쳤다. “각자도생의 수준을 넘어선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적 상황에 놓이게 된 근본적 원인은 관계망의 파괴에 있다. 우리의 마을만들기, 마을운동은 관계망의 재편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제도권으로 편입되고 있다는 것의 문제점은 지향점에 대한 소통이 없어지고 사업만 남는다는 것이다.”
○발제1: 지역의제와 마을운동 (박훈: 전라북도 농촌활력과)
박훈 사무관은 지방의제21과 마을만들기와의 연관성에 대한 설명으로 발제를 열었다. “지방의제21과 마을만들기는 자본주의적 삶에서 대안을 만들어나가기 위한다는 점에서 그 뿌리가 같다. 지방의제21은 행정에서 만든 전국적인 조직망인 만큼 이를 통해 마을만들기라는 의제가 한국 사회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었다.”
다만 마을만들기가 확산되며 느꼈던 아쉬움으로 “각 지방에서 의제를 만들면서 느꼈던 한계들을 토대로 중간지원조직이 활동했다면 좋았을 텐데, 민-관, 민-민의 소통이 잘 되지 않아 협치나 마을만들기의 시행착오들을 지금의 중간지원조직들이 그대로 답습하게 되었다”면서, 광역과 민간에서의 거버넌스를 과제로 제시했다.
“첫째, 광역에서 어떤 의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중간지원조직은 현장의 흐름을 행정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논의하되, 실행까지 하려고 해선 안된다. 둘째, 민민협치가 중요하다. 관련된 전문가들을 마을에 모셔 같이 고민하고 세부 분야 간 활동들을 서로 이어주는 협치가 필요하다. 진안의 선례를 보았을 때 민간의 다양한 활동들이 자유롭게 인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활동은 여기까지’라고 선을 긋는 순간 정체된다.”
○발제2: 마을만들기 경험으로 본 행정의 민관협력에 대한 의제 (박수진: 정읍시 도시과 도시재생팀)
공무원으로서 마을을 접하게 되고,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의 활동 시작과 종료를 지켜본 의 소회를 허심탄회하게 공유했다.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는 굉장히 의미있는 사업이었다. 행정이 조금만 더 의지가 있었다면 사업기간 이후에도 유지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하고 3년차에 없어진 것은 굉장히 아쉽다. 다만 그때의 노력들이 씨앗이 되어 지금의 정읍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음에 감사드린다.”
공무원으로서 마을만들기를 처음 접했을 때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돌아보니 마을만들기의 목표는 행정 내부와 주민들에게 생소한 마을만들기라는 단어를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것이었다. 설득을 하려는 실무자는 그 자신부터 마을만들기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논리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 마을만들기를 처음 하게 되었을 때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내용은 모르지만 견학도 많이 다녀보고 했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니 이 처음의 고민을 주민들과 공유하지 않았던 것이 잘못이었다. 결국은 행정의 전략사업으로 접근했던 셈이었고 이는 세부적인 실행단계로 갈수록 주민들과의 괴리감이 생기는 원인이 되었다. 마을만들기를 하려고 한다면 주민들과 함께 길게 가려는 마음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이러한 경험들을 바탕으로 마을만들기에 임하고 있는 행정과 중간지원조직에 대한 진심어린 당부도 잊지 않았다. “마을만들기는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는 과정이므로 민-관과 중간지원조직이 서로를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다. 행정주도라고 하더라도 시민사회와 지역의 활동가들이 적극적으로 함께 할 수 있도록 해야하고, 처음 계획을 수립할 때 주민의 눈높이에서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역의 활동가를 양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언제까지나 외지 전문가에게 의지할 순 없다.”
○발제3: 마을만들기 중간지원조직의 위상과 역할 (류태희: 경기도 따복공동체지원센터)
류태희 실장은 광역을 아우르는 시각에서 각 중간지원조직의 활동가에 대한 따뜻한 염려를 나타냈다. “중간지원조직을 이루고 있는 사람들이 소모되고 있거나, 혹은 홀로 외롭게 버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무자와 주민, 전문가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많은 활동가들의 의견을 전달하고 싶었다는 류태희 실장은 실제로 이날 발제시간의 대부분을 다른 활동가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으로 채웠다. 류태희 실장의 소개로 나온 네트워크고리의 김정찬 대표는 “어떻게 실력을 넓게 쌓아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 현장에 스며들어 보이지 않은 센터가 되면서도 역량을 가진 센터가 되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사업비를 일종의 권력처럼 휘둘러서는 안되는데, 어떻게 할 것인가? 위상이란 어떻게 기억이 되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앞으로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며 중간지원조직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가지는 고민을 공유했다.
○마을만들기 거버넌스 성공을 위한 열린토론회
사단법인 마을향의 김하생 대표이사(前 메이플스톤 센터장)의 사회로 거버넌스에 대한 자유발언시간이 이어졌다. 먼저 완주공동체지원센터의 손우기 연구원은 주민들의 권한행사가 보장되기 위해 항시적인 소통의 채널이 필요함을 완주센터의 경험을 통해 강조했다. “완주센터의 센터장과 사무국장으로 마을경험이 없는 사람들이 배치되었다. 공동체 지원은 축소되고 위탁사업 위주로 흘러가자 주민들이 먼저 항의하고 반발했다. 결국 센터장이 교체되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중간지원조직이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규정을 하는 것보다 주민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구조를 열어놔야 한다는 것이었다.”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의 최순옥 이사장은 최근 협동조합으로서의 등록을 마친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을 소개하며 전국적으로 설립되고 있는 중간지원조직들의 버팀목으로서 역할을 해나갈 것임을 다짐했다. “행정에 뭔가를 바라지만 아무것도 없었을 때의 목마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제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등록을 마친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은 행정의 협력을 이끌어나가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마을만들기가 운동으로서 우리 사회의 지표들을 전환시키려는 사명을 가지고 활동하게 될 것이다.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이 시민들의 목마름을 해소시키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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