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진화](18)고창 심원 하전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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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고창 심원 하전마을
여름 성수기 하루 200여명 도시민 발길…특산품 판매도 신바람
작성 : 2009-10-19 오후 7:50:03 / 수정 : 2009-10-19 오후 8:25:22
권순택(kwon@jjan.kr)
김근옥 어촌계장 |
불과 4~5년전까지 만해도 외지인들의 발길이 뜸했던 시골 어촌마을인 고창 심원면 만돌리가 도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여름철엔 하루 2000여명씩 만돌마을을 찾아 읍내 장터를 방불케 할 정도다.
여느 어촌과 다를바 없는 만돌마을이 이처럼 탈바꿈한 것은 드넓은 청정 갯벌을 활용, 해양생태체험마을로 리모델링하면서부터.
그동안 논농사와 조개잡이 김양식 등 맨손어업으로 생계를 꾸리던 만돌마을 주민들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태계 보고로 알려진 갯벌이 뜨고 있는 것에 착안, 갯벌 상품화에 의기투합했다.
만돌어촌계를 중심으로 1년여간 마을사업을 준비, 지난 2003년 해양수산부로부터 어촌체험마을로 지정을 받아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개년계획으로 체험마을 조성에 착수했다.
총 사업비 5억여원을 지원받아 갯벌체험센터를 건립하고 대규모 주차장과 야외 수영장 등을 조성했다. 또 마을진입로를 확포장하고 갯벌 진입로 데크시설 등 주변 환경개선에도 나섰다. 여기에 해양수산부로부터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어촌 100곳에 선정되면서 외지 체험관광객들이 찾기 시작했다.
해안선을 따라 자생하는 해송 숲과 하얀 바닷모래가 쌓이면서 수십 km에 걸쳐 형성된 해안 사구 등 빼어난 자연경관도 마을의 자랑거리. 특히 8km에 달하는 청정 갯벌에는 동죽과 백합 바지락 등 조개류가 집단 서식하고 있어 조개잡이 체험이 가족단위와 단체 체험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마을사업 초기에 어촌체험 프로그램이 우선 큰 돈이 되지 않자 주민들의 참여도가 떨어지고 사업에 대한 협력이 제대로 안돼 어려움을 겪었다.
김근옥 어촌계장(48)은 "당장 갯벌에 나가 동죽과 백합 등을 채취하면 한사람당 하루 10~20만원 정도 돈벌이가 되기 때문에 처음에는 마을사업에 대해 주민들 반응이 시큰둥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소득원인 조개류를 주민들이 마구잡이로 채취하는 바람에 조개 자원이 고갈되면서 갯벌체험프로그램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이에 김 계장을 비롯 어촌계 운영위원을 중심으로 "당장 눈 앞의 이익보다는 마을의 장래를 생각하자"고 설득에 나서는 한편 체험프로그램 수익에 대한 분배를 통해 동기부여에 나섰다.
어촌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처음 운영한 2007년에 총 1억5000만원의 체험수입을 올려 갯벌센터 운영위원들 급여를 지급하고 나머지는 어촌계원들에게 1인당 33만원씩 수익배분을 나눴다. 그동안 조개와 고기잡이에만 나섰던 어민들이 어촌 체험관광이 돈벌이가 되자 마을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동참이 이뤄지면서 만돌마을 갯벌생태체험도 탄력을 받았다.
도시민들로부터 조개잡이 생태체험이 인기몰이에 나서자 체험프로그램도 다양화했다. 만조때 어망을 쳐놓고 바닷물이 빠지면 고기를 잡는 전통방식인 죽방염(건강망 또는 정치망)과 염전에서 직접 소금을 채취하는 천일염체험, 트랙터를 개조한 갯벌버스 투어 등도 도입했다.
어촌 생태체험장이 각광을 받으면서 가족단위와 단체 체험객도 줄을 이었다. 여름 성수기에는 하루 2000여명이 찾아 갯벌체험센터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 체험객도 급증하면서 2007년 3만여명에서 2008년 4만3000만명, 올들어서는 9월말까지 4만명이 훌쩍 넘었다. 지난해에는 전국 105곳의 어촌체험마을에 대한 평가에서 전국 우수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만돌마을이 어촌체험마을로 리모델링하면서 마을 단합과 화합을 통한 주민공동체가 더욱 공고해지고 갯벌체험센터의 일자리 창출과 주민 체험수입 뿐만 아니라 주변 음식점과 장어 복분자 등 특산품 판매가 늘어나는 등 지역소득도 증가했다.
특히 전통 방식으로 생산하는 지주식 김양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주민 소득원으로 자리 잡게 됐다. 바다에 말목을 박아서 재배하는 지주식 김은 인체에 해로운 염산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조수간만의 차이를 이용, 천연 상태로 재배하기 때문에 맛과 향이 뛰어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는 것.
김현술 갯벌체험센터 사무장은 "한 방송국의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서 염산을 사용한 김양식의 문제점이 방영된 이후 우리 마을의 재래식 김에 대한 주문이 폭증하면서 12월 전에 생산량이 매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살기좋은 마을로 소문나면서 귀어촌 인구도 하나 둘씩 늘어나 만돌마을에만 5가구, 18명이 새로 정착했다.
어촌체험마을로 자리매김한 만돌마을은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서해안바람공원 조성사업을 유치, 올해부터 내년까지 총 사업비 24억원을 들여 전망대와 사구체험장 해안숲 등산로 산책로 갯벌관찰데크 사구유실 방지를 위한 모래포집기 설치사업 등을 추진중이다.
여기에 인근 골프장과 연계, 어른들은 골프를 즐기고 어린이는 어촌체험을 할 수 있는 가족단위 패키지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만돌마을에 팬션과 모텔 같은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편익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체험객들이 갯벌체험 뒤 전남 영광 등지로 빠져나가고 있어 체류형 체험인프라 조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김근옥 어촌계장은 "마을 일대가 농림지역으로 묶여져 있어 숙박·편익시설이 전혀 들어설 수 없다"며 "편익시설 등에 대한 법적 제도적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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