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진화](16)정보화시범마을 - 임실 박사골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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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정보화시범마을 - 임실 박사골 마을
농가마다 홈페이지·초고속 인터넷망 구축...쌀엿으로 연간 30억 소득
작성 : 2009-10-05 오후 6:28:49 / 수정 : 2009-10-05 오후 8:10:58
권순택(kwon@jjan.kr)
2011년께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인 박사관(위)과 주민 대상으로 실시하는 컴퓨터 활용·전자상거래 교육. |
김갑식 정보화마을위원장 |
전국 마을 가운데 박사(博士)를 가장 많이 배출해 박사마을로 이름 난 임실 삼계면 박사골 마을이 마을 정보화사업을 통해 새롭게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가난 속에서도 향학열에 대한 열망으로 수많은 인재를 육성한 저력을 바탕으로 농촌마을에 정보화를 접목, 쌀엿 등 지역특산품을 명품으로 발굴해 잘 사는 마을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임실 박사골 마을은 삼계면 세심마을을 중심으로 택승 학정 죽계 봉현 사오 후천 광제 등 8개 마을, 307가구 670여명이 한 권역을 형성해 정보화마을과 녹색농촌체험마을,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사골 마을이 정보화마을사업에 눈 뜬 것은 지난 2003년.
지역 특산물인 전통 쌀엿과 오이 산머루 등에 대한 안정적 판로 확보차원에서 온라인 전자상거래 구축을 위해 정부에서 공모하는 정보화시범마을에 응모했다. 그 결과, 2004년 정보화시범마을로 선정된 박사골마을은 2005년부터 3억원의 지원금과 마을기금을 보태 마을회관 내에 정보화센터를 마련하고 컴퓨터 68대를 구입, 센터와 선도농가 55가구에 보급했다. 또 초고속 인터넷망과 각 농가마다 홈페이지를 구축하는 한편 주민을 대상으로 컴퓨터 활용 및 전자상거래 교육을 집중 실시했다.
김갑식 정보화마을위원장(56)은 "농촌지역 특성상 노인층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는 컴퓨터나 전자상거래에 대한 개념이나 지식이 전혀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지속적인 교육을 통해 하나씩 깨달아 가면서 지금은 마을 홍보와 특산품 판매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보화마을 구축을 통해 가장 뜬 특산품은 역시 전통 쌀엿. 옛날 왕도 수업을 받는 왕자나 과거시험 보러 가는 선비들에게 반드시 챙겨 주었다는 쌀엿은 사람의 뇌에 좋다하여 박사골 브랜드 가운데 제일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박사골 쌀엿은 조상대대로 내려온 전통 기법으로 만들어 달면서도 바삭바삭해 입에 달라붙지 않아 틀니를 한 노인들도 맘 놓고 먹을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1980년대 전통 쌀엿보존회가 결성되어 현재 130여 가구가 생산에 참여하며 온라인과 전화주문으로 12여억원을 판매하는 등 연간 25~30억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지역 청정지대에서 재배하는 고품질 쌀로 농한기인 겨울철에 쌀엿을 가공 생산하기 때문에 동네에선 겨울철에 사람을 불러내면 욕을 먹는다고 한다.
오이와 산머루즙 배즙 등도 온라인 인기 상품이다.
맛 좋고 신선도가 오래가는 청정 오이는 청과시장에서 박스당 최고 8만원까지 거래되는 등 타 지역보다 1만원 정도 더 받지만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불티난다. 항암효과와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산머루즙과 양파즙 배즙도 최근 웰빙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처럼 박사골 마을이 정보화시범사업으로 단숨에 전국적으로 소문나고 지역생산소득과 연계해 살기좋은 마을로 자리잡게 된 원동력은 수백년동안 집성촌을 이루면서 마을별로 응집된 단결력과 20~30년부터 결성된 전통쌀엿보존회 오이·산머루·양파·한우작목반 등 생산자모임이 활성화됐기 때문.
박사골마을은 이 같은 저력을 통해 지난 2006년과 2007년 전국 최우수 정보화마을로 연거푸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당시 시상금 1억2000만원으로는 농산물 저온창고와 태양광시설, 마을공동작업장 등을 건립했다.
올해에는 청정 자연환경을 잘 보존해 환경부에서 선정하는 자연생태우수마을로도 지정됐다.
정보화시범마을로 마을사업에 탄력이 붙은 박사골 마을은 지난 2007년에는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돼 농촌체험을 위한 다목적 체험관과 숙박시설 식당 등을 건립하고 전통 쌀엿만들기 농사체험프로그램 등을 운영해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2007년부터 박사골 8개마을을 한 권역으로 묶어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을 추진중이다. 총 사업비 67억여원이 투입되는 박사골 농촌마을 종합개발사업은 170여평 규모의 박사관과 운영센터를 세우고 마을 진입로와 주차장 공원 전통엿작업장 산머루·치즈체험장 등을 2011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다.
임실 박사골 마을이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귀농·귀촌도 꾸준히 늘어나 지난 2005년 이후에만 19가구 45명이 박사골에 둥지를 틀었다. 요즘도 귀농 문의가 잇따르고 있지만 주택 구입이 여의치 않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갑식 위원장은 "마을사업을 통해 주민 화합과 단합이 더 견고해지면서 주민공동체가 강화되었고 주민 소득 증대와 함께 박사골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과 지역에 대한 자긍심이 한층 더 커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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