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의 진화]⑥진안읍 가막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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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의 진화]
⑥진안읍 가막마을
숲엔 반딧불이 냇가엔 감돌고기…청정자연, 도시민 체험장으로
작성 : 2009-07-06 오후 6:38:38 / 수정 : 2009-07-06 오후 8:21:45
권순택(kwon@jjan.kr)
진안읍 가막마을. |
가도 가도 까마득 한 마을이라서 붙여진 진안읍 가막마을.
진안읍에서 장수 천천 방면으로 10km정도 가다 오천리 삼거리에서 북쪽으로 좌회전, 고개를 넘어 5km를 더 가면 산 기슭에 자리잡은 상가막과 하가막 마을이 보인다. 첩첩산중이라 1989년 도로가 뚫리기 전에는 산 길을 따라 2시간은 걸어야 찻길이 나올 정도로 산간 오지중의 오지. 행정구역상 진안읍이지만 장수 천천·장계면과 인접한 군 경계에 위치해 있다.
한 때 70여 가구가 거주했지만 절반가량이 떠나고 현재는 34가구 98명이 오순도순 한 가족처럼 지낸다. 실제 가막마을은 워낙 오지라서 시집 장가올 사람들이 없었기 때문에 마을사람끼리 맺어져 친인척 사이가 많다.
이 같은 산골이 마을만들기로 전국의 주목을 받게 된 단초는 2000년대 초 조직된 마을 계(契)에서 비롯됐다. 산중인데다 친인척이 많아 매월 친목도모 차원에서 마을 계를 조직, 한 달에 세집이 유사를 맡아 저녁모임을 이어 오면서 자연스럽게 마을 환경정비에 관심을 가졌던 것. 남녀노소 모두가 나서 마을 안길을 쓸고 코스모스 꽃길을 가꾸는 등 스스로 마을공동체를 형성해 왔다. 그렇지만 산악지대로 마땅한 농토가 없기 때문에 당장 먹고 살 길이 막막한 실정이어서 소득원 발굴이 급선무였다. 이에 마을 회의를 통해 먹고 살 길을 찾기 위한 견문을 넓히기 위해 각종 교육 참여와 벤치마킹에 나섰다. 젊은층 뿐만 아니라 80대 노인들까지 친환경 영농교육과 리더십교육, 농촌지도자 연수 등 각종 교육을 받고 국내와 일본 등 선진지 마을을 견학하면서 습득한 정보와 지식이 지금의 마을만들기 추진동력이 됐다.
전동현 전 마을위원장(50)는 "산골에서 먹고 살 길을 찾기 위해 노인층까지 교육에 참여하다 보니 마을주민 한사람당 각종 교육수료증이 10개가 넘을 정도였다"면서 "교육을 통해 의식을 깨치고 산골에 맞는 영농방법과 소득작물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산악지형에 적합한 율무재배를 시작했다. 영농교육을 통해 친환경유기농재배 인증을 받고 마을 작목반을 구성, 재배면적을 늘려 나가면서 주민소득원의 60%를 차지하게 됐다. 율무 재배시 부직포를 깔아 제조제를 뿌리지 않고 성장에도 도움을 주는 친환경 재배가 가능하게 된 것도 영농교육 통해 얻은 아이디어다.
이어 소득작목을 인삼과 산양삼 오미자 재배 등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다각화하면서 가구당 소득도 예전보다 400~500만원씩 향상됐다.
이처럼 주민들 스스로 마을 개선과 소득향상에 발벗고 나섬에 따라 진안군에서도 마을사업을 가막마을에 집중 지원해 마을만들기 사업이 본격 탄력을 받게 된 것.
지난 2006년 녹색농촌체험마을 사업에 선정돼 2억원을 지원받아 체험객 방문자센터와 마을모정 건립 마을환경 정비사업 등을 추진했다. 이어 정부와 군 지원으로 홍삼약초센터를 세우고 12만평 상당의 산양삼 재배단지와 20여만평 규모의 산양삼 체험장도 마련했다. 지난해 14억원을 지원받은 마을정비사업으로는 마을 오폐수처리시설과 담장 등을 건립, 외지 체험객을 맞을 수 있는 깨끗한 환경을 조성했다. 또 신활력사업 마을으로 선정돼 5억원을 지원받아 친환경 영농을 위한 액비생산 시설과 율무가공공장 오미자가공시설·저온저장고 등을 건립해 마을 소득기반과 체험마을 여건을 확충하게 됐다.
특히 금강 상류인 가막마을의 깨끗한 물과 천반산 봉황대 죽도 등과 어울어진 천혜의 자연환경이 서울 등 전국 각지에서 가막마을을 찾아오게 하는 매력이다. 여기에 드넓은 마을 냇가에는 세계적 희귀어종으로 우리나라의 금강 상류와 고산천에만 서식하는 환경부 지정 멸종어류 1급인 감돌고기를 비롯 쉬리 수달 반딧불이 다슬기 등이 집단 서식, 탐방객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여름 성수기인 7~8월에는 하루 500~600여명씩의 단체 체험객이 찾아 와 민박집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는게 정대원 마을위원장(34)의 귀띔이다.
가막마을에서는 외지 탐방객을 위해 13개의 팬션과 민박집을 준비하고 산양삼과 오미자 산나물캐기 정여립장군 추모제와 당산제 등 각종 체험프로그램도 마련해 놓고 있다.
정대준 가막마을간사는 "정부나 군에서 지원하는 마을사업을 한 번도 스스로 신청 한 적이 없이 군과 읍에서 알아서 추천해 줘 선정됐다"면서 "마을 계모임으로 시작한 주민공동체의 내적 에너지와 먹고 살거리를 찾기 위한 주민들의 열정과 노력이 오늘날의 가막마을로 탈바꿈 시킨 원동력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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