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커뮤니티 활성화-순천에는 ‘Made in 순천’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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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에는 ‘Made in 순천’만 있다 | ||||
[기획취재] 지역커뮤니티 활성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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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3만, 1년 예산 5,000여억원.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와 대우조선해양이라는 거대 기업이 위치한 곳, 거가대교 개통으로 전국의 주목을 받고 있는 도시. 단순한 수치가 보여주는 거제시는 인근 지자체가 부러워 할만한 도시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일부 도심지역에 인구가 밀집되면서 도시와 농촌의 불균형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어촌 사회의 심각한 고령화는 마을의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결국 지역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가 피해갈 수 없는 고민 앞에서 대안으로 떠오르는 '지역커뮤니티비즈니스'.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지역이 살아가는 희망이 돼가고 있다.
마을공동체, 기업, 사업, 일자리, 순환, 아이디어, 지역자원, 수익, 지역문제, 지속가능성, 공공성, 주민.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와 연관되는 핵심 단어들이다. 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 사업을 운영하고 지역 자원을 활용해 주민이 자발적으로 지역문제를 해결하고 상품 개발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는 일로 요약되는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목표는 '함께 사는 행복한 동네'다. 80세 할머니가 즐겁게 일하고 농촌을 떠난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동네, 아줌마들이 일도 하면서 봉사하고 마을 이장이 사장이 되고 마을 주민은 주주가 되는 동네, 시장과 공무원은 이러한 동네에 필요한 정책을 제시하고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는 동네. 일본, 영국, 스위스, 이탈리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동네가 순천에도 있다. 세계적인 생태습지가 자랑거리인 순천시의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생활공동체'로 확산되고 있다. 2004년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된 순천시는 누구나 다 하는 프로그램을 답습하지 않았다. 주민자치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자치활동에 집중했다. 그 결과 주민자치위원회가 지역문제 해결을 위한 '마을 만들기' 활동에 집중하면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늘었다. 2005년부터 각 읍변동별로 '좋은 동네 주민자치 대학'을 개설해 마을에 대한 애정을 높여나갔다. 주민들 스스로 찾아낸 마을 문제를 마을만들기 사업으로 풀어내고 실천으로 옮겼다. 2007년 '순천시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조례'를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마을 만들기 사업을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와 '지역 공동체 사업'으로 구분했다. 그리고 기존 조례를 정비해 전국 최초로 지난 6월 '순천시 생활공동체 활성화 조례'를 만들었다. 우리 마을이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주민들이 생각하는 고민은 다양했다.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EM활성화 사업을 시작한 주민자치위원회는 EM녹색실버가에서 독자적인 민간법인 '에코그린평생지기'로 발전시켜 순천만갈대비누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또 별량면 개랭이영농조합법인 할머니들은 손맛을 살려 마을에 오는 관광객들에게 고들빼기 김치를 판매하기 시작했고 순천시 여성문화봉사단은 순천밀로 빵을 만들어 수익금의 60%는 인건비로 40%는 봉사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또 경로당에 다니는 노인들은 순천만 갈대로 천연염색한 원단을 판매 중이다. 또 소일거리를 찾는 어르신들은 순천시에서 키운 콩으로 콩나물을 재배하고 있다. 하지만 생활과 밀착된 지역 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하는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단에게도 고민은 있었다. 판로였다. 아무리 좋은 뜻을 갖고 상품을 만들어도 소용이 없었다. 시장과 공무원이 죽기 살기로 나섰다. 순천시는 순천만생태공원을 커뮤니티비즈니스 사업단의 판로로 내놓았다. 직거래장터인 '순천만 공예특산품관'에는 오로지 '메이드 인 순천'만 있다. 순천만에서 생산하는 흑두루미쌀, 소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품, 커뮤니티비즈니스단이 생산하는 빵, 비누, 천연염색 옷, 복숭아병조림, 고추장, 간장, 소금 등 60개 업체에서 840여개 품목을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 2월1일 문을 열고 지난 10월24일 달성한 매출액은 10억여원. 순천만공예특산품관 점원은 "순천에서 생산한 것이 아니면 판매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사업의 모델 제시를 목적으로 운영되는 순천만공예특산품관은 지역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수익성, 공익성, 지역순환형 경제구조를 만드는 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순천만생태공원의 유일한 먹을거리 공원인 쉼터는 사업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개인에게 돌아가지 않았다. 순천시장은 식당을 운영하던 개인사업자에게 보상금을 내주고 그 자리를 지역주민의 비즈니스 공간으로 꾸몄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먹을거리 역시 '메이드인 순천'이다. 순천만사랑통장 출연금 4700만원으로 시작한 쉼터는 하루에 일하는 근로자는 12명 내외이며 이곳에 납품되는 친환경 농산물은 50여 가지가 넘는다. 순천만 갈대차, 방사유정란, 홍시퓨레 등 이름만 들어도 순천시에만 있는 것들이다. 순천만 쉼터 운영자 양동엽씨는 "쉼터에서 고구마 곡물라떼를 판매하면 일자리 3명이 늘어난다"며 "체인점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쉼터와 연결돼 급여를 받는 농민까지 포함하면 40여 명이 넘는다며 농가 목록을 펼쳐보였다. "시장님의 원칙입니다. 식혜를 판매하기 위해서 농가에서 엿기름을 재배하게 합니다. 그리고 설탕대신 매실을 사용해 매실 농민을 늘려가죠. 저희는 팥빙수 인절미까지 할머니들이 생산할 수 있게 합니다. 소량을 생산해도 판로가 있기 때문에 소득이 보존되고 시골 사는 어르신들까지 소득이 보장되는 것이죠. 그래서 관광객이 늘고 쉼터가 잘 될수록 순천시가 잘 살게 되는 것이고요." 수입 7억원대, 지출 7억원대 비록 순 이익은 800여 만원이지만 그 돈은 지역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일자리를 만드는 사람이나 일하는 사람이나 모두 열성적이다. 쉼터 관계자는 "순천시장이 좋은 뜻을 가져도 주민이 안 따라주면 못하지만 시에서 교육, 컨설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순천시에도 고민은 남아 있다. 커뮤니티 비즈니스 중간지원이 없다보니 공익활동을 하는 단체나 시민들의 행정 의존도가 높아지고 지역커뮤니티 비즈니스와 관련된 사업간의 연계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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