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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협치 실현··· 떠나는 농촌 아닌 살고싶은 농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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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 협치 실현··· 떠나는 농촌 아닌 살고싶은 농촌으로 | ||
충남형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④정책적 해법은 | ||
충남도가 추진하는 살기좋은 마을 만들기 사업은 두가지 방향이 있다. 첫째가 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인한 농어촌 공동화 극복이다. 빈집과 독거노인, 일손 부족의 고질병을 해소하는 방법을 ‘마을 만들기’에서 찾자는 것이다. 두번째는 귀농·귀촌 운동인데 한 두 가구가 내려오는 소규모 귀농이 아닌 조직적이고 시스템을 갖춘 ‘집단 이주’의 성격이 짙다. 김종민 충남도 정무부지사는 “도시의 건강한 노동력을 농촌으로 유치하는 사람 유치 정책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내친김에 “베이비 붐 세대의 은퇴에 발맞춰 마을이라는 상품을 만들어 팔고 싶다. 그 마을은 실버 타운이 아닌 퍼플 타운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주거와 환경, 교육, 일자리, 문화, 복지 등 종합적 정주요건을 갖춘 마을(가칭 도농 상생 마을)을 만들어 대도시 은퇴자에게 세일즈하겠다는 발상은 신선하고 기발하다. 하지만 세일즈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 없이는 사상누각이 될 공산이 크다. ◇제도부터 마련해라=일본의 마을 만들기인 ‘마치즈쿠리(まちづくり)’는 정부 차원에서 마련한 2가지 제도를 자양분으로 일어섰다. 하나는 1998년에 제정된 ‘특정비영리활동촉진법’이다. 정치, 종교와 무관한 ‘10명 이상’으로 구성된 사람들이 ‘NPO법인’을 만들 경우 이를 지방자치단체가 인정하는 제도다. 다른 하나는 같은해 제정된 ‘마치즈쿠리 3법(도시계획법·중심시가지활성화법·대규모소매점포입지법의 총칭)’이다. 3법의 핵심은 바로 ‘TMO(Town Management Organization)’라는 시스템이다. 말 그대로 마을 만들기를 주관하는 기관인데 미국 BID(Business Improvement District)와 영국 TCM(Town Center Management)을 롤모델로 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시민과 행정, 기업이 협력해서 특수한 기관을 운영해 특정의 지역 개발을 진행하는 것인데 일본의 TMO는 행정과 민간기업이 공동 출자한 제3섹터와 지역 상공회의소, 공익법인 등이 운영 주체를 맡고, 코디네이터 형태의 NPO가 참여하는 형식이 대부분이다. 이른바 민관 협치(協治)고, 그 배경에는 강력한 제도가 뒷받침하고 있는 셈이다. ◇정보를 쥐어라=도쿄에 있는 ‘후루사토 회귀(回歸) 지원센터’는 풍부한 농촌 정보를 귀농 희망자에게 제공하는 NPO단체다. 전국 각 자치단체에서 추진하는 정주 지원 사업이나 빈 집, 유휴 땅 정보를 갖고 ‘후루사토(ふるさと·고향) 회귀·순환 운동’을 펼치고 있다. 자치단체 정보를 일원화해 출신 고향으로 돌아오려는 U턴이나 연고 없이 지방에서 생활하려는 I턴, 정년 퇴직자 등 도시 생활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홋카이도에서 오키나와까지 일본 전역의 농촌에 있는 유휴 농지, 어촌의 수납 상황 정보를 인터넷으로 열람할 수 있는 구조도 갖췄다. 지역 내 취업·정착에 필요한 훈련 등도 실시한다. 희망하는 장소를 찾고, 거기에서 일하고, 살고, 체류하려는 사람에게 행정, 농협, 어협, 생활협동조합, 소비자단체, 노조 등을 소개하기도 한다. 모처럼 지방으로 옮긴 도시 생활자가 적응하지 못할 경우 직접 농업·임업·어업의 기술지원이나 생활 상담의 서포트도 맡는다. 이들이 운영하는 ‘후루사토 기업숙(起業塾)’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조직이 사람을 고용하는 기업(企業)이나 창업(創業)과 달리 기업(起業)은 개개인이 독자성을 발휘하는 시스템을 지향한다. 이들을 키워내는 곳이 기업숙이며 현재 창업한 소기업의 성장을 돕는 인큐베이터 업체에 500명이 활동하고, 3000여명의 인턴이 전국 각지에서 공부하고 있다. 다카하시 히로시(高橋 公) 전무는 “새로운 가치관을 가진 도시 생활자들이 고향으로 발길을 돌리는 것은 지역의 전통 산업 육성이나 창업 등을 활성화시키고, 고용의 창출, 나아가 지방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일본은 ‘100만인 고향 회귀·순환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쳐 I·J·U턴 등 다양한 형태의 귀농 귀촌을 장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을 키워라=충남형 살기좋은 만들기에는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다. 다름아닌 농촌형 사회적 기업이다. 일본에는 다양한 사회적 기업이 있다. 각종 사회적 기업 창업과 지역 만들기에 참여하고 있는 히로이시 타쿠지(廣石 拓司) 엠퍼블릭(empublic) 대표는 “시장이나 자영업자를 방문하며 500엔만 받고 건강검진을 해 주는 간호 사업(carepro.co.jp)이나 고교생들과 지역 어른들을 연계해 상담회를 여는 사업(katariba.net) 등 다양한 업종이 성업 중”이라고 말했다. 히로이시 대표는 도쿄와 야마나시(山梨)현의 교류를 이끌고 있는 NPO ‘에가오츠나게테(えがおつなげて·npo-egao.net)’를 소개했다. 야마나시에서 도농교류를 이끌던 에가오츠나게테는 연고가 없거나 지자체에 기부한 빈집, 유휴지를 활용한 ‘에가오팜 프로젝트’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2003년 야마나시현 호쿠토(北杜)시에 특구를 조성한 뒤 도시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대여해 농산물을 생산토록 하면서 정착하는 귀농인도 생겼고, 3개월이나 주말 농장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기업의 참여를 이끌어 낸 것이 특징이다. 미쓰비시 그룹의 부동산 기업 ‘미쓰비시지쇼(三菱地所)’가 사원 주말 농장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것. 에가오츠나게테는 한 발 더 나아가 미쓰비시지쇼에 도시 맨션을 분양할 때 농촌 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공전의 히트를 쳤다. 미쓰비시 측은 아예 자사의 레스토랑 체인까지 사업을 끌어들여 해당 농장의 농산물을 친환경 식재료로 쓰고 있다. 일본 도쿄·권성하 기자 nis-1@daejonilbo.com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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