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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부산 두 도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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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퉁이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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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CO-OP,
볼로냐. 부산 두 도시 이야기

◎ 방송일시 : 2008년 831일 (일) 밤 8시, KBS 1TV
◎ 연출 : 손준영 PD / 글: 오숙희 작가


<기획의도>
1970년, 고도성장을 하던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한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
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기업유출. 전국 최고의 실업률 등
‘대한민국 제 2의 도시’ 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1970년, 불황과 산업화를 동시에 겪으며 빈민의 도시로 전락했던 볼로냐.
하지만 오늘날의 볼로냐는 중소기업의 천국으로 불리며, 평균 임금 국내 2배,
실업률 최저 등 이탈리아 제2의 경제도시로 성장했다.

우는 도시 부산과 웃는 도시 볼로냐,
두 도시를 들여다본다.


<방송내용>
1. 위기의 도시 부산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부도와 이전 등의 문제로 부산을 떠난 기업은 714개.
부산의 대기업 비중은 불과 0.2%, 지역경제 핵심인 기업의 유출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부산의 실업율은 전국 최고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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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유료도로

부산은 전국에서 유료도로가 가장 많은 도시로 전국 14개 중 절반인 7개.
도시고속도로인 동서고가도로의 경우 하루 도로이용금액은 평균 5천만 원.
부산시민의 주머니에서 나온 도로이용료는 22년간 수도권의 대기업이 가져간다.

임상규/
돈이 없으니까 공공시설물 지역 인프라를 대기업에 빌려서,
즉 빚으로 짓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돈 없는 지역의 돈은 또 빠져나가고.
돈이 없으니 다음 공공시설은 또 외부자본으로 짓고...
이런 악순환이 계속되는 거지요. 특히 부산은 최악의 상황입니다.


부산건설시장의 침체로 줄도산의 위기에 놓인 하청업체.
학교에 책걸상 납품하는 지역기업 대표는 이제 더 이상 학교 공사소식이 반갑지 않다.


2. 성공한 도시 볼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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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냐 거리 모습

이탈리아 북동부에 위치한 볼로냐.
부산처럼 7,80년대를 거치며 성장기반을 다졌고 현재까지 이탈리아 경제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다. 거대한 굴뚝도, 대규모 공단도 없지만 임금은 국가 평균의 2배.
실업률은 3.1에 불과하다. 이들의 화려한 성공 뒤에는 협동조합이 있었다.
시민 2명 중 1명이 조합원이고, 볼로냐 시에만 4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있다.

스테파노 잠마니 / 볼로냐대학 경제학과 교수
볼로냐는 이탈리아 에밀리아 로마냐 주에 위치한 도시로
유럽연합에서 가장 소득이 높은 5개 지역에 속한다.
볼로냐 경제 모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이 지역에 강력한 조직력을 가진 협동조합이 은행, 소비, 노동, 서비스 등
전 분야에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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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라미노협동조합

볼로냐의 대표적인 음식인 살라미도 협동조합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볼로냐 인근에 위치한 프로슈토 육가공협동조합에서 생산된 살라미는 지역의 각 마트와 식당에 납품이 된다. 조합의 제품은 이탈리아 전역 뿐 아니라 세계 50개국에 수출되고 연 매출액은 5백만 유로이다. 그 수익은 고스란히 지역민들에게 남는다.

프로슈토 육가공협동조합은 전문성과 협력적 네트워크로 이뤄진 지역생산 협동조합시스템의 대표적인 예시이다.

이러한 협동조합시스템은 대규모 건설에까지 적용이 되고 있다.
1934년에 설립된 볼로냐 건설협동조합은 연간 2천유로, 3200억원의 사업을 맡고 있으며 유럽최고의 건설기업으로 성장했다. 연간 100건이 넘는 공사를 진행하며 5천 명의 조합원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베르질리오 메로라 / 볼로냐 시청 건축위원장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작은 협동조합이 모여서 연합체가 되었기 때문에
건설협동조합은 민간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관주도 사업 입찰을 따낼 정도의
비즈니스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것은 곧 시민들에게 많은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뜻이 되는데,
조합원뿐만 아니라 비조합원들도 작업자로 참여할 수 있다.
건설협동조합은 향후 볼로냐에서 주도하는 많은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3. 대형마트. 지역경제 회생의 길인가, 고사의 길인가? (부산 VS 볼로냐)

2007년 기준, 부산의 대형마트들의 연간 매출액은 2조 1천억 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기본운영비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익금은 본사가 있는 서울로 송금된다.
결국 부산시민이 대형마트에 지출한 돈은, 주민세 0.3%와 재산세 일부만을 지역에 남기고, 대부분 외지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원재 / 한겨레 경제연구소장
이 돈은 지역경제에 다시 투자되어야 할 돈입니다.
지역기업이 좋은 제품을 만들고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줘야 될 돈입니다.
그렇지 못하면 지역기업들이 장기적으로 좋은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면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지역경제가 붕괴될 수도 있는
심각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협동조합 활동이 삶이자 생활인 도시 볼로냐.
대부분의 볼로냐 시민들이 장을 볼 때 이용하는 곳은 대기업 대형마트가 아닌 지역협동조합마트. 판매되는 상품의 70%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조합원인 소비자도 물건을 고를 때 지역제품이나 협동조합 제품을 주로 구입한다. 조합원들이 조합마트에 지출한 돈은 고스란히 지역에 재투자 된다.

마티아 미아니 / 페라라대학 신문방송학과 교수
1유로가 이윤이 11%인 민간 기업에 쓰여 졌다면, 10센트가 남게 되는데,
민간 기업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쓸 수가 있다.
하지만 이 1유로가 협동조합을 위해 쓰여 졌다면, 법률에 따라
이윤은 조합 내부에 남아있어야 한다. 즉, 이는 지역 사회에의 투자를 뜻한다.



4. 협동조합, 글로벌 기업을 삼키다!

지난해 8월, 스위스의 유통시장에는 큰 이변이 생겼다.
세계 2위의 글로벌 유통업체인 까르푸가 스위스에서 철수 결정을 내린 것.
그런데 까르푸를 인수한 업체는 놀랍게도 민간대기업이 아닌 협동조합이었다.
스위스는 지역 밀착형 협동조합을 통해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

협동조합의 신화는 이탈리아에서도 계속 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명품브랜드를 보유한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명품은 대부분 협동조합체제에서 탄생한 작품이다.
볼로냐에 자리 잡은 장인 공방은 대부분 협동조합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명품을 만들어내는 협동조합은 자신들의 완벽한 기술을 활용하여
철저한 네트워킹과 창조적인 조합원들이 일궈낸 빛나는 결실인 것이다.

스테파노 / 볼로냐 대학 경제학과 교수
많은 사람들이 사실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
협동조합이 열등한 형태의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아주 월등한 형태의 기업이다.
1800년대부터 세계의 유명한 경제학자들은 미래를 내다보면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경제 모델은 협동조합이라고 말해왔다.
자본기업은 이미 과거의 것, 즉 산업화 단계의 모델이다.



5. 대한민국 협동조합의 현실은?

세계 10대 협동조합에 꼽히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협동조합, 농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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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농협은 1200개의 지역조합과 240만 명의 조합원, 17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거대조직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꼼꼼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정부주도형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있는 농협은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농업정책을 선두에서 지휘하였고, 그 결과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최대 피해자는 바로 농민. 한국의 농협은 더 이상 농민을 위한 농협이 아니다. 이것이 한국 협동조합의 현주소다.

우리나라에는 800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협동조합이 존재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실패했거나 아직까지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인은 협동조합의 원칙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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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안 맥도날드 ICA 사무총장
이안 맥도날드 / ICA 사무총장
협동조합은 구성원에게 그 소유권이 있다.
예를 들자면,소비자 협동조합에서는 상품을 구매하는 자에게 노동협동조합에서는
노동자, 주택 협동조합에서는 주택에 거주하는 자에게 소유권이 있으며 농업 협동조합에 농부와 농장 노동자에게 소유권이 있다. 즉, 근본적 차이는 소유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협동조합은 거대 사업체나 자신의 잇속만 챙기는 개인에게 소유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6. 인간의 영혼을 가진 기업, CO-OP

리유니트는 농민들이 출자해서 만든 와인협동조합이다.
세계 4대 와인으로 꼽히고 있는 리유니트 와인의 연간 매출액은 9천만 유로.
수익금의 일부는 재투자, 일부는 조합원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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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겔리니 씨
볼로냐 인근에서 농사를 짓는 리유니트 조합원 풍겔리니씨는 요즘 농사가 더 즐거워졌다.
조합에서 받은 대출금으로 새로운 농기계도 마련했고, 식당도 개업했기 때문이다. 조합은 식당도 조합방식으로 운영할 것을 권고했다.
풍겔리니씨는 풍요로운 삶을 살고 있다.

볼로냐 부의 핵심인 협동조합. 볼로냐의 성공사례가 들려주는 교훈은?

칼조라리 / 레가 볼로냐 coop
협동 기업은 가난한 사람에게도 기회를 주었고,
함께 모여 필요한 자원을 공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 기업이 다음 세대까지 대물림되었다.
이탈리아의 볼로냐에서 경제 위기 타파의 일환으로 협동 기업이 기능을 잘 했다는 말은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기능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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