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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담을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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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 27일 (수) 밤 10시 방송 [환경스페셜 217회]
도시, 담을 허물다
공간의 재구성, 담 허물기
지금... 골목 녹색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1. 담에 갇힌 도시
서울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거형태 중 45% 이상이 담으로 둘러싸인 단독주택이다. 단독주택에서 가장 큰 불편을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주차 난! 가구 당 평균 0.56대 이상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고, 10가구 중 3가구가 이웃과 주차문제로 마찰을 겪었다고 한다. 좁은 골목길은 주차 및 통과 차량으로 포화상태이기 마련이고 이는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다. 급속히 진행된 도시화는 충분한 공공 공간을 남겨두지 않았고, '담'을 쌓는 특이한 주택 문화로 인해 골목길이 더욱 좁아진 결과다.
2. 담, 분쟁의 씨앗이 되다
본래 담의 역할은 건축물이나 부지를 둘러싸고 그것을 보호하거나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과거 선조들의 싸리담, 돌담 등의 전통담 너머엔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었고, 낮은 담 위의 담쟁이는 골목길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담은 콘크리트로 점점 높아지고, 위협적인 형태로 변하면서 단절과 권위의 상징이 되었다.
담은 아파트와 같은 공용주택에도 존재한다. 길음동의 한 임대 아파트는 분양 아파트에서 쌓은 담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아이들은 가까운 등교길이 막혀 위험한 먼 길로 돌아가야 한다. 사생활 보호, 공간 확보를 위해 존재했던 담이 이제 이웃 간의 단절과 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3. 도시 녹지 환경의 새로운 대안
서울시에선 지난 2003년부터 담을 허물어, 그 공간에 녹지공간과 주차공간을 만들어 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함과 동시에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가구별로 공사비와 조경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이 '그린파킹 2006'사업을 통해 담을 허문 집은 천 여 가구, 올해도 2천 여가구가 담을 허물 예정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모든 주택가를 담장 없는 녹색마을로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있다. 담 허물기를 꺼리는 주민의 대부분은 외부인 침입문제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든다. 때문에 담을 허물겠다는 주민들과 허물지 않겠다고 하는 주민들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범죄 심리학자들은 담이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집과 거리가 보이기 때문에 '자연적 감시'가 되어, 오히려 범죄가 줄어든다고 말한다. 이처럼 담을 허물기까지의 과정은 주민 의견 수렴부터 설득에까지 보통 6개월 이상 소요된다. 그만큼 담을 허무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막상 담을 없애고 나면, 사유공간이면서 공적인 활동과 연결되는 '세미퍼블릭'한 공간이 창조되고, 녹지 공간이 늘어나는 등의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4. 허물어진 담 너머로 싹트는 공동체
1998년 대구의 한 시민 운동가의 발상으로 시작된 담 허물기는 1999년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다. 서울과 달리 대구의 담 허물기 운동은 시민단체가 시작한 만큼, 주차공간이 아닌 마을 녹지화와 공동체 회복이 목적이었다. 대구에서만 지금까지 약 16km의 담이 허물어졌고, 콘크리트 담이 있던 공간엔 77000여 평의 녹지가 형성되었다. 높기만 했던 미술관의 턱이 담을 허물면서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변했고, 담장 안의 개인 정원은 주민 모두를 위한 쉼터로 바뀌었다. 주민들은 담이 없는 골목길이 아름다워졌고, 통행하기에도 좋아졌다고 말한다.
담을 허무는 동안 주민들이 겪은 변화는 지금까지 '담'이 주거 환경과 시민 의식에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를 반증해주고 있다. 집 앞의 '담'을 허물면서, 마음 속 '담'까지 허물어 진 것이 아닐까? 삭막한 도시 공간을 재구성하기 위한 실험, 담 허물기. 도시 주거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이자, 변화의 시작이다.
공간의 재구성, 담 허물기
지금... 골목 녹색 혁명이 시작되고 있다.
전 세계에서 보기 드문 도시 풍경 중의 하나,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주택과 아파트.
지금 쇠창살, 유리조각까지 난무하는 삭막한 도시 담이 허물어지고 있다.
한 시민운동가의 실천으로 시작된 작은 혁명! 담 허물기.
이제는 지자체가 주도하여 담을 허물고 있다.
세상을 향해 낮추고 없앤 담은 도시와 도시인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이번 주 환경스페셜에서는 담을 허물고 있는 마을을 5개월 여간 관찰,
그 과정을 통해 한국 도시 주거 환경의 자화상과 그리고 그 미래를 엿본다.
1. 담에 갇힌 도시
서울시 조사결과에 따르면 주거형태 중 45% 이상이 담으로 둘러싸인 단독주택이다. 단독주택에서 가장 큰 불편을 느끼는 것 중의 하나가 주차 난! 가구 당 평균 0.56대 이상의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고, 10가구 중 3가구가 이웃과 주차문제로 마찰을 겪었다고 한다. 좁은 골목길은 주차 및 통과 차량으로 포화상태이기 마련이고 이는 보행자 교통사고 발생의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다. 급속히 진행된 도시화는 충분한 공공 공간을 남겨두지 않았고, '담'을 쌓는 특이한 주택 문화로 인해 골목길이 더욱 좁아진 결과다.
2. 담, 분쟁의 씨앗이 되다
본래 담의 역할은 건축물이나 부지를 둘러싸고 그것을 보호하거나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과거 선조들의 싸리담, 돌담 등의 전통담 너머엔 공동체 의식이 살아있었고, 낮은 담 위의 담쟁이는 골목길 풍경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기도 하였다. 그러나 담은 콘크리트로 점점 높아지고, 위협적인 형태로 변하면서 단절과 권위의 상징이 되었다.
담은 아파트와 같은 공용주택에도 존재한다. 길음동의 한 임대 아파트는 분양 아파트에서 쌓은 담을 두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아이들은 가까운 등교길이 막혀 위험한 먼 길로 돌아가야 한다. 사생활 보호, 공간 확보를 위해 존재했던 담이 이제 이웃 간의 단절과 분쟁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3. 도시 녹지 환경의 새로운 대안
서울시에선 지난 2003년부터 담을 허물어, 그 공간에 녹지공간과 주차공간을 만들어 주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주택가 주차난을 해소함과 동시에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가구별로 공사비와 조경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이 '그린파킹 2006'사업을 통해 담을 허문 집은 천 여 가구, 올해도 2천 여가구가 담을 허물 예정이다.
서울시는 장기적으로 모든 주택가를 담장 없는 녹색마을로 만든다는 계획이지만, 일부 주민들의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곳도 있다. 담 허물기를 꺼리는 주민의 대부분은 외부인 침입문제와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든다. 때문에 담을 허물겠다는 주민들과 허물지 않겠다고 하는 주민들 간에 보이지 않는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범죄 심리학자들은 담이 없어지면 자연스럽게 집과 거리가 보이기 때문에 '자연적 감시'가 되어, 오히려 범죄가 줄어든다고 말한다. 이처럼 담을 허물기까지의 과정은 주민 의견 수렴부터 설득에까지 보통 6개월 이상 소요된다. 그만큼 담을 허무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지만, 막상 담을 없애고 나면, 사유공간이면서 공적인 활동과 연결되는 '세미퍼블릭'한 공간이 창조되고, 녹지 공간이 늘어나는 등의 개선 효과가 나타난다.
4. 허물어진 담 너머로 싹트는 공동체
1998년 대구의 한 시민 운동가의 발상으로 시작된 담 허물기는 1999년부터 확대되기 시작했다. 서울과 달리 대구의 담 허물기 운동은 시민단체가 시작한 만큼, 주차공간이 아닌 마을 녹지화와 공동체 회복이 목적이었다. 대구에서만 지금까지 약 16km의 담이 허물어졌고, 콘크리트 담이 있던 공간엔 77000여 평의 녹지가 형성되었다. 높기만 했던 미술관의 턱이 담을 허물면서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변했고, 담장 안의 개인 정원은 주민 모두를 위한 쉼터로 바뀌었다. 주민들은 담이 없는 골목길이 아름다워졌고, 통행하기에도 좋아졌다고 말한다.
담을 허무는 동안 주민들이 겪은 변화는 지금까지 '담'이 주거 환경과 시민 의식에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를 반증해주고 있다. 집 앞의 '담'을 허물면서, 마음 속 '담'까지 허물어 진 것이 아닐까? 삭막한 도시 공간을 재구성하기 위한 실험, 담 허물기. 도시 주거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이자, 변화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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