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알고 싶다] 대구 김영숙 센터장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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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계속)
Q. 대구센터는 △주민주도성, △협동, △성장을 핵심가치로 ‘대구형 마을공동체 생태계 구축’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데요, ‘대구형 마을공동체 생태계’를 만드는데 가장 중점으로 삼는 과제는 무엇인가요?
Q. 대구센터는 △주민주도성, △협동, △성장을 핵심가치로 ‘대구형 마을공동체 생태계 구축’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데요, ‘대구형 마을공동체 생태계’를 만드는데 가장 중점으로 삼는 과제는 무엇인가요?
대구형 마을공동체 생태계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초기과제는 ‘주민자치위원회의 자치력 복원’과 ‘공무원의 변화’ 두 가지 입니다. 99년도에 동사무소가 주민자치위원회를 처음 꾸리면서 주민들을 모집했었는데, 그때 저희도 같이 해보려고 지원을 했었어요. 그런데 자리가 없다고 못했어요. 구의원 출신이나 동네 유지들이 기존 동자문회의에서 자문위원격으로 있다가 주민자치위원회로 그대로 들어가서 주민자치위원회 모집이 말뿐이었던 거죠. 다른 지역들은 주민자치위원회 중심으로 마을 사업을 많이 하던데 대구는 이런 경험이 전혀 축적이 안되어있어요. 그래서 대구센터 문을 연 이후부터 대구 전체 195개 동을 돌면서 2000명 넘는 주민자치위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정도로 느리지만 조금씩, 99년부터 지난17년간 밑으로부터 지체된 주민자치위원회의 자치력을 복원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입니다.
또 하나는 공무원의 변화에요. 아무리 주민들의 역량이 커도 공무원이 마을사업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문제의식에서 작년부터 직접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진행 중이에요. 시청부터 동 단위까지 아우르며 자치행정과나 그밖에 주민들을 많이 만나는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작년에는 센터로 불러서 4차례 진행했고, 올해 하반기부터는 구단위로 순회하며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고요. 마을사업에 직접 나서지 말고 연결자 역할을 해달라는 주문에 젊은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주민들을 적극적으로 연결해주려는 분들이 많이 생겼어요. 또 동복지허브화 사업을 해서 사회복지 쪽에 계신 공무원 분들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계시고. 지난 달엔 공무원 22명을 데리고 서울 금천동으로 1박2일 선진지 교육을 갔었는데, 굉장히 좋아했어요. 일단 공무원들이 늘 일에 치이다가 여기선 프로그램을 준비할 필요 없이 따라다니기만 하면 되니까. (웃음) 그동안에 그런 게 없었대요. 선진지 가서 마을 주민들 얘기도 듣고 보고 했던 게 좋았대요. 주민들의 변화는 아주 빨라요. 여기에 비하면 행정은 아직까지 변화가 느리죠. 이 둘 간의 속도를 맞춰주는 것도 센터의 역할입니다.
Q. 대구센터는 달팽이를 표현한 CI로 느린 삶을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표현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개인적으로 대구하면 떠오르는 빠른 사투리 때문인지 ‘느림’과 ‘대구’를 연결짓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요, 느린 삶을 대구센터의 중요한 가치로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예쁘죠? 이 CI 만드는 것도 워크샵만 세네 번씩 했어요. 여기 센터 활동가들이랑 한 달 동안 모여서 뭐 이렇게 저렇게 하는데 아휴, 나부터 ‘이걸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웃음) 근데 동화책 속에 나오는 것 같죠? 아이들이 좋아해요. 말한 것처럼 ‘대구’하면 공장도 많고, 산업화와 관련한 빠른 이미지가 있잖아요. 성장만을 위해 빠르게 달려왔던 산업화의 과정에서 벗어나서 그 동안 잊혀졌던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천천히 찾아가자는 의미에서 달팽이를 선택해서 마을과 사람을 상징하는 점∙선∙면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미지 만드는 건 외주 통해서 했고요, 비용에 대해서는 따로 문의주세요. (웃음)
Q. 개소 2년차인 대구센터, 짧은 기간 동안 내실 있는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 동안의 성과와 한계를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가장 큰 성과는 우리 센터 직원들이에요. 마을주민 한 분이 부르셔도 망설임 없이 달려가는 자세가 있어요. 일하다 보면 이게 쉽지 않거든요. 늘 현장 중심, 마을활동가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발로 뛰려는 태도에서 저도 힘을 많이 받고 정말 자랑스러워요. 행정과의 관계를 잘 풀어내고 있는 이동일 경영기획팀장, 마을공동체를 주제로 사회학 연구를 하다가 저한테 붙잡혀 온 문정환 마을지원팀장, 마을에서 성장해오신 김상희, 주윤정 연구원, 딱딱해지기 쉬운 조직을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말랑하게 만들어주는 홍보팀 형석씨까지. 사실 저희가 광역단위로는 부족한 인력이에요. 이게 한계죠. 서울같이 자생단이 있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직접 구∙군단위 현장까지 커버해야 하니까 야근도 많이 하고… 그래서 미안함이 있죠. 구∙군 조례와 지원체계를 만드는 것이 내년의 숙제입니다.
작년 설립부터 올해까지는 마을에 대한 전반적인 일들을 현장에서 만나고 실행해보는 단계였다고 봅니다. 이제는 전문성을 갖추면서 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방향성과 센터의 역할에 대해 시스템을 구축할 차례이고요. 이건 현장의 주민들, 활동가들과 함께 호흡해가면서 풀어나갈 예정입니다.
Q. 앞으로 대구센터가 주목할 의제는 무엇인가요?
일단 내년에는 한 구에 시범동을 하나씩 지정해서 마을계획단 사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행정에서도 동 허브화사업을 계획 중이어서 복지 쪽으로 포커스를 맞춰 새로운 형식의 마을계획단을 해보려고 상을 잡고 있는데 인력이 부족해서 고민입니다. 서울의 마을계획단은 행정의 뒷받침이 강력한데, 대구에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구∙군 단위 활동가 배치문제도 같이 풀어보려고요. 광주 광산구가 이 영역에서 잘 하고 있기 때문에 많이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주민참여예산제도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사실 마을 단위 사업을 실행하는 데 배정된 사업비가 지금은 많지 않아요. 광역단위 센터조직에 8억이면 적은 예산이죠. 그런데 대구시는 지금 주민참여예산제를 100억원 예산을 편성하여 의욕적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거든요. 마을계획단에서 의제들이 발굴되면, 실행단계에서는 주민참여예산제를 활용해서 필요한 사업비를 충당해보려고 합니다.
Q. 10년, 20년 뒤 김영숙 센터장님의 모습은 어떨까요?
그냥 마을에 있을 것 같아요, 농촌 쪽으로. 이거 우리 동네 주민들이 알면 안되는데. (웃음) 아무래도 도시는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지만 농촌엔 사람이 없으니까. 새로운 마을운동의 시작점을 우리가 농촌으로 가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연고지는 없는데 경북권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사실 센터장 되기 전에 준비를 했었어요. 2013년부터 15년까지 누가 감하고 매실농사를 해볼 생각있냐고 해서 한 달에 두세 번 가는 정도로 청도에서 해봤는데, 가서 있을 때 행복하더라고요. 맛보기를 해본 셈인데 ‘아예 안 맞는 건 아니구나’ 느꼈어요. 가까운 곳에, 절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서 제가 가진 경험을 나누면 좋겠어요.
Q. 센터연합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회원 센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일단 센터연합이 있어서 비빌 언덕 같은 그런 든든함이 있어요. 인력은 한정적이고, 업무는 많고, 지역은 넓고, 그래서 갈피를 잡기가 어려울 때 앞서가는 광역 단위들을 봐요. 저는 이사회가서 하시는 말씀들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고 열심히 들어요. 물론 다녀와서는 까먹지만. (웃음) 그렇게 한번씩 들으면 참 크게 도움이 돼요.
아쉬운 부분은 서로 깊게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이사회만 하지 말고 지난번 교육담당자 연수 같이 각 영역별로 한번씩 모이고, 또 모여서 자기얘기만 하고 끝나는 걸 넘어서 공동의 과제를 설정해서 상생의 연결고리를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이사회도 회의 끝나면 다들 일정도 있으니까 가기 바쁜데 그러지 말고 신규센터는 또 진하게 환대도 해주고. (웃음) 사실 서로 궁금한 게 많은데 개별적으로 묻기가 어렵거든요. 센터연합 안에서 신규단체에 방문 컨설팅을 지원하는 일종의 지역 순회 자문단을 만들면 좋지 않겠어요? 지역입장에서는 이렇게 한번씩 와주면 든든하기도 하고 큰 도움이 되니까요. 지역적 교류회도 있으면 좋겠는데, 사무국이 아직 안정화가 안됐잖아요. 이제 협동조합으로 전환됐으니까 예산 부담이나 사무국 운영 같은 것들을 잘 정리하면서 모두 함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봤으면 좋겠습니다.
▶▷▶▷대구 풀뿌리 시민사회의 역사를 생생히 전해주신 김영숙 센터장님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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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숙 센터장님이 지목한 000센터장님께 궁금한 것, 듣고 싶은 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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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koreamae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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