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화성, Fair City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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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화성에서 공정도시(Fair City)를 이야기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이날의 컨퍼런스는 한국마을지원센터연합의 회원센터이기도 한 경기도 따복공동체와 화성시사회적공동체지원센터가 마을만들기화성시민네트워크, 화성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My Fair Life와 함께 공동주관으로 참여한 행사였습니다. 컨퍼런스는 크게 공역마을과 공정여행을 주제로 한 전문가 발제와 공정도시로서의 화성의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토크콘서트로 이루어졌습니다. 이 중 마을공동체의 지속가능성과 밀접한 연관을 갖는 공정여행에 대한 논의를 전해드립니다. |
독일에서 온 투어리즘 와치의 편집장 크리스티나 캠프는 '베를린 인구 360만명, 관광인구는 1240만명'이라는 독일 정부의 발표로 <지속가능한 여행, 지속가능한 도시> 발제를 시작했습니다.
"행정에서는 관광객이 몇명이었는지, 이로 인해 창출된 일자리가 몇개였는지를 성과로 늘어놓는다. 하지만 그 일자리가 어떤 일자리인지, 거주민들의 삶의 질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관광객(guest)과 맞이하는 사람(host)의 관계는 수평적인지, 관광정책의 결정과정에서 거주민이 얼마나 참여했는지, 얼마나 많은 주거건물이 호텔과 호스텔로 바뀌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도시에서 밀려났는지 등등은 이 숫자로 된 결과에서 드러나지 않는다."
이어서 크리스티나 편집장은 "관광산업은 '굴뚝없는 산업'이라는 말은 틀렸다. 저가항공이 많아지는 만큼 늘어난 관광객, 그로인해 증가하는 쓰레기, 환경비용부담 등은 오롯이 거주민의 몫이다. 관광산업이 기존의 수익모델을 그대로 유지하는 한 지속가능한 발전과 양립은 불가능하다"며 지역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관광산업의 변화해야함을 지적했습니다.
크리스티나 편집장이 제시한 해답은 "거주민에게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였습니다. 관광이 도시의 형태, 거주민의 삶의 방식 변화에 직결되는 만큼 정책결정과정, 기업의 소비패턴 등 각 단계의 의사결정에 시민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이는 인도에서 온 다음 발제자의 발표와 일맥상통한 내용이었습니다.
인도의 카바니 커뮤니티 투어리즘 대표 수메시 망글래세리는 <도시관광에서의 주민참여>를 발표하는 내내 지역사회의 참여를 강조했습니다. 특히 수메시 대표는 "참여는 권리"라며 "여성, 청소년, 소수민족 등 지역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배제없이 공적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역사회위원회를 구성할 때 이 모든 집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사회의 참여에 대한 강조는 민주적 거버넌스의 올바른 형태에 대한 설명으로도 이어졌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지역사회의 욕구와 필요에 기반한 자립적 계획을 수립하며 탈중앙적 거버넌스를 추구해야 한다. 관광 산업으로 발생한 이익을 공유하며 주민이 관광산업의 주체로서 참여해야 한다."
수메시 대표는 지역사회가 관광산업에 참여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마을협의회'를 꼽았습니다. "다양한 집단으로 구성된 마을협의회가 관광개발의 첫 단계부터 모니터링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야한다. 모니터링을 통해 마을은 관광의 부정적 효과를 예방하는 것과 동시에 지속가능한 개발을 고민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마을단위에서의 규율, 조례 제정도 필요해진다."
한국적 상황에서 지속가능한 화성시로 재편되기 위한 당부의 말로 수메시 대표는 발표를 끝맞췄습니다. "한국에서 어떤 기반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구호나 캠페인 만으로는 주민들이 힘을 가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의 의견이 의회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고, 이런 역할을 시민사회가 나서서 해야 한다. 화성시도 더 나은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 주민에게 어떤 권한이 있어야 하는지에 대한 합의를 해나가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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