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알고 싶다] 인천남구 유진수 센터장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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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 이어 계속)
Q. 이제 학산센터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인천 남구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는 ‘통두레모임’을 알아보았어요. 통두레 기록물인 ‘통두레 실록’을 봐도 통장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지난 지난 6월 수원 정책포럼에서의 구청장님 발언을 통해서도 통단위를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통단위, 통장 중심의 네트워킹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Q. 이제 학산센터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인천 남구에서 가장 비중있게 다루어지고 있는 ‘통두레모임’을 알아보았어요. 통두레 기록물인 ‘통두레 실록’을 봐도 통장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지난 지난 6월 수원 정책포럼에서의 구청장님 발언을 통해서도 통단위를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요, 통단위, 통장 중심의 네트워킹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통두레모임은 2013년 구청장이 신년사에서 제안을 하신 거에요. 실생활에서 직접 주민들이 실천하는 통두레 모임을 진행하자는 제안에 각 동마다 통두레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20여개로 시작했던 통두레가 구청장님이 직접 통두레에 대한 교육을 하면서 크고 작은 통두레가 80개까지 늘어났어요. 관주도가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남구 상황을 보면 배척되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에요. 어쨌든 실행이 되면서 인식이 확산되는 거니까. 물론 성과지향적인 구청에서 무리를 한 것도 있지요. 2015년에 우리 부서로 이관을 하면서 전수조사를 하고 실제로 활동을 안 하는 곳을 제외하니 통두레 80개가 50개로 줄었어요. 늘어나도 모자를 판에 이렇게 줄여놓으니 행정부서장들은 맘에 안 들어 했죠. (웃음) 하지만 거품을 빼고 내실화를 꾀해야 하는 거니까요.
구도심인 남구의 특성상 어르신 세대가 굉장히 많은데 마을에 할 일은 많아요. 그렇다고 시민사회가 활발한 것도 아니고. 이때 누가 활동가 역할을 할 것인가? 마을에 대해 가장 잘 아는 통장, 반장에 주목해서 관심과 실천을 넓혀보자는 게 통두레의 처음 취지였어요. 한 개 동에 보통 30개 통이 있다고 했을 때 남구에는 21개동 600명의 통장이 있는데 이 사람들에게 구 홍보물 돌리기만 맡기면 아깝잖아요.
통두레를 하고 있는 통장님들을 보면 재미있어 하는 분들도 있고, 지친 분들도 있어요. 어찌됐든 통장도 행정체계에 속해있는 것이고, 일방적인 전달자 역할만 하면 됐었는데, 이제는 어떤 문제에 대해 주변사람, 모르는 사람들을 만나고, 설득해야 하는 거니까 힘들 수 밖에 없죠. 지금은 통장 중심의 방향을 바꿔서 통장이 아닌 일반 주민들끼리도 통두레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울처럼 큰 공동체보다는 남구 특색에 맞게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에 기반한 소박한 활동들을 상상하는 자잘한 모임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Q. 주안 4동의 석바위 통두레는 통두레 중 처음으로 주민공간인 사랑방을 꾸린 곳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이 석바위 통두레의 사랑방이 계약기간 만료로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있다고 들었는데, 앞으로 석바위 통두레는, 또 같은 위기를 맞을 다른 통두레들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나요?
석바위 통두레 사랑방은 남구청의 빈집관리지원조례에 따라 빈집에 자리를 잡은 곳입니다. 인천의 약 1,200개 빈집 중 25%가 남구에 있다는 조사도 있고, 사실은 더 많이- 아마 600채는 넘을 거에요, 동네마다 빈집이 한 두 채씩은 꼭 있어요. 범죄, 쓰레기의 온상이 되기 쉬운 빈집을 주인에게 3년 동안 무상으로 빌려서 사회적경제라던가 복지 활동 등 공공적 활동을 하는 곳에 활동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 남구청의 빈집관리지원조례입니다. 그렇게 석바위통두레가 4년간 활동을 해왔는데 집주인이 이제는 팔아야 한다고 나가달라 해서 인근 빈집을 여기저기 찾아보고는 있지만 쉽지 않아요. 그러다가 그 공간도 경로당으로 팔려서 남구에서 신축하게 되었어요. 아이러니하죠. 공동체도 좋고, 노인시설도 좋은데 이처럼 처리되는게..
공유자산은 꼭 필요한 문제이지만 우리가 직접 예산을 투자해서 진행하기에는 쉽지 않죠. 그래도 꼭 필요한 부분은 지원을 해주려고 해요. 지금 청년들의 창작 공간 지원으로 그린빌라라고 임대사업을 하는데 문화예술과에서는 또 왜 예술가 지원을 마을팀이 하냐고 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건물을 아예 매입해서 좀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활동을 지원해야 하지 않겠냐는 제안도 있지만 공간은 단순히 마련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지역차원에서 공간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가 먼저 논의되어야지 예산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매입부터 했다가 활용이 없으면 그 자체로 문제잖아요. 그래서 올해는 우선 운용방안을 마련하고 내년에 매입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요.
이런 것처럼 석바위 통두레 사랑방도, 또 다른 주민공간들도 공간에 대한 요구와 수요는 다양해요. 이를 모두 감당하기엔 어렵습니다만 종교기관이나 비어있는 개인 사무실이나 공유공간에 대한 데이터를 취합하고 있습니다. 무상임대를 해줄 수 있는 공간을 찾으면서 또 동시에 활용방안을 고민해야죠.
Q. 지난 1월 용현1,4동 100인 원탁회의가 있었고 이 자리에서 10개 우선 마을과제가 선정되었습니다. 어떤 과제들이 선정되었고, 지금은 어떤 단계를 거치고 있나요?
남구 경우는 마을계획을 통 2-3개 단위 아니면 주민모임 구성 형태에 맞게 작은 단위로 진행을 했어요. 사업 보다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취지에서요. 그러다가 2015년 용현 1,4동에서 동단위 마을계획을 처음 실시한거에요. 7주에 걸친 주민워크샵을 통해 21개 마을과제를 선정하고, 올해 1월 100인 원탁회의를 통해 10개의 마을과제가 추가됐어요. 31개 중에서 우선순위 10개를 뽑긴 했지만 그 외에도 지역차원에서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은 이미 실행을 하고 있습니다. 용일시장 활성화를 위해 상인회와 함께 청년예술가들의 공유공간을 운영하고 있고요. 나머지도 연차적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입니다. 물론 행정이 해야 할 것, 민간이 해야 할 것이 구분되기는 하지만 가능한한 예산을 마련해서 주민들이 직접 실행할 수 있도록 할겁니다.
원탁회의를 통해 인하대에 대한 주민들의 애정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인하대 청년들과의 협력사업, 청년학생 지원사업, 인하대 후문거리 문화의 거리 활성화 같은 것들이 10대 우선 과제로 뽑힌 건 용현동 주민들이 실제로 자기들이 사는 곳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러니까 인하대에 갖고 있었던 애정, 좋아하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한 그런 마음이 드러난거죠. 재미있는 것은 원탁회의 당시 추가 과제를 제안하는데 일부 주민들이 수봉산에 전망타워를 짓자고 했어요. 그런데, 주민들 투표에서 완전히 밀렸죠. (웃음) 그만큼 주민들의 인식도 전시성 사업 보다는 실질적으로 생활과 가까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었다고 봐요.
Q. 2014년 학산센터 설치 후 정말 다양한 활동을 하셨습니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것과 아쉬웠던 점을 하나씩 꼽아주시고, 그 이유를 말씀해주세요.
마을계획, 마을학교를 하면서 주민들이 마을에 대해 가졌던 ‘구도심, 가난한 지역’과 같은 부정적인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작은 실천을 통해 마을에 애정을 갖고, 마을을 자랑하고, 이 지역에 정착하겠다는 마음이 확대되었다는 것이 큰 의미에요. 이제 2~3년된 센터의 역할로는 충분했다고 평가합니다.
아쉬운 점은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예산이 넉넉지 못해서 주민들이 하고 싶은 사업을 팍팍 밀어주지 못하는 것이 아쉽죠. 물론 예산을 무조건 지원하는 것도 좋지는 않지만, 시민이 충분히 움직이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또 지속가능성도 충분한데 우리가 해줄 수 있는 지원이 작으면 아쉽죠. 아직 사업이 진행중인 도화 2,3동의 쑥골마을 같은 경우 공단이 떠나가면서 침체된 지역인데요, 시장도 아니고 상가도 아닌 지역 주민들이 마을을 띄우겠다는 의지가 대단합니다. 마을학교에도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동네 주민들끼리 뭉치기도 잘 뭉쳐서 전문적인 컨설팅과 지원이 있다면 금방 훅 클 수 있을 텐데, 끌어올 수 있는 자원의 한계가 참 아쉬워요.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사람문제. 새로운 사람들이 계속해서 발굴되고는 있지만 활동가로 양성할 수 있는 과정을 아직까지 체계화하지 못했어요. 그동안의 네트워킹을 통해 활동가를 할 수 있겠다고 눈 여겨 본 분들이 몇몇 계신데, 올해까진 못했지만 이제 내년부터는 전문적인 교육을 통해 활동가로 양성할 계획입니다.
Q. 앞으로 학산센터가 주목할 의제는 무엇인가요? 학산센터의 미래는 어떠한가요?
마을과 학교가 어떻게 만나야 하나, 교육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 남구가 교육혁신지구이기도 하고, 앞서 말했듯 평생학습이 중요하기도 한데 이런 교육공동체, 마을과 학교에 대한 융합된 고민을 하는 분들이 적어요. 학교는 지역사회의 자원이고, 아이들은 지역사회의 구성원이니 아이들이 지역에서 북적북적하면서 지역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아이들이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말로는 교육혁신지구라고 하지만 사실은 마을도, 학교도 준비가 안된 상황에서 교육청은 일방적으로 학교에 예산만 나눠주고, 학교에서는 프로그램만 하다 끝나는 게 지금 상황입니다. 실제로 아이들이 마을에 애정을 가지고 학교를 다니고, 주민들은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지원할 수 있도록 해야죠.
다른 센터에서 들으면 황당할 수도 있을 거에요. 왜냐면 다른 지역은 교육혁신지원센터가 있어서 이런걸 도맡아 하니까요. 구청장님도, 저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앞으로 학산센터 뿐만 아니라 평생학습관이나 다른 기관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우선은 이런 가치와 비전부터 공유하면서 네트워킹을 해야죠. 지금은 서로 상이 다르니까.
Q. 10년, 20년 뒤 유진수 센터장님의 모습은 어떨까요?
해외여행?! (참, 센터장님 페이스북에 ‘두브보르니크 거주’라고 되어있던데, 여기서 사셨던 거에요?) 아니요, 그건 그냥 가고 싶어서. 가보진 못했고. (웃음) 남구에서 마을만들기를 하다 보니 남구에 대한 애정이 생겼어요. 공무원 생활도 1년반 남았는데 그만두면 무엇을 할까? 남구의 한 동네, 골목에서 커뮤니티 공간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평생학습도시이기도 하니까 책방을 하려구요. 이름도 지어놨어요. ‘어쩌다 책방’. 사람들이 지나가다가 책방을 보곤 ‘어쩌다 여기에 책방을 냈어?’하는 생각을 하는거죠. 이렇게 소소하게 동네에서 주민들과 함께 30년, 40년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여기가 재개발만 아니면 골목골목 참 따뜻하고 즐겁거든요.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Q. 센터연합에 바라는 점이 있나요? 회원 센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우선 이사회에 자주 못나가서 죄송합니다. (웃음) 센터연합에 바라는 점은… 음… 뭐랄까 콕 집어서 구체적으로 얘기할 순 없지만 서울 중심적으로 가는 경향이 느껴져요. 활동 사례들을 보면 서울에서 굉장히 좋은 사례들이 많이 나오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역에서 따라가기 힘든 정책과 논의들이에요. 예컨대 마을민주주의나 공유자산에 대한 논의들, 혹은 찾동 사업도 지역에서 하는 일반적인 마을계획의 수준을 넘어서고요. 선진사례를 공유하고 따라잡는 것은 좋지만 정작 마을, 주민들과의 논의 기반은 없는 상황인데 단체장들은 벤치마킹하자고 하면 활동가들이 껍데기만 따오는 흉내내기가 될 수 있는 거죠. 이렇게 역량이 부족한 지역에 대해서는 센터 연합이 어떻게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역의 활동들을 공유하는 부분들도 필요하고요.
회원센터들에게 하고 싶은 건… 센터연합이 활동을 하면서 마을만들기전국네트워크가 소원해지는 측면이 있어요. 나만 그렇게 보는가 몰라도. 마을만들기전국넷을 잘 활용하면 좋겠어요. 특정 주제를 가지고 지역의 활동과 매칭해서 이야기를 하는 대화모임이 매달 열리는데 무엇보다 전국의 다양한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어요. 지역주민 뿐 아니라 연구원, 학생, 공무원들도 와서 경험을 이야기하니까요, 평소에 지역에서 가지게 된 고민을 토로하기에 좋은 곳입니다. 지역은 전국네트워크 대화모임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데, 함게 참여해서 지역주민과 활동가들에게 힘도 실어주면 좋겠어요. 마을센터의 힘은 네트워크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요즘엔 워낙 먼 데서 열려서 저도 잘 가지 못했지만. (웃음) 네트워크를 잘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인천 남구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유진수 센터장님에 이어 만나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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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수 센터장님이 지목한 000센터장님께 궁금한 것, 듣고 싶은 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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