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알고 싶다] 도봉구 지혜연 센터장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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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방학1동에서 열렸던 찾동 마을계획수립총회 현장을 방문했었는데요, 그 규모와 참여 주민들의 열기가 어마어마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도봉구에서 열렸던 방학 1,3동과 창2동 총회의 뒷이야기를 자세히 들려주세요. 또, 앞으로 마을총회를 준비하는 센터들이 유의해야할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도봉구의 3개동에서 평균 120명의 계획단이 분과별로 나누어 활동을 하고, 의제를 선정하는 과정을 가졌고, 지금은 이분들이 실행의 주체로서 어떻게 실행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단계입니다. 주민이 직접 마을 의제를 찾아보고, 계획을 수립해보면서 직접 민주주의를 실행해봤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어요. 그런데 실행단계로 넘어와서, 주민들의 책임감이 떨어졌어요. ‘계획은 내가 세웠으니까 실행은 누군가 해주겠지’ 이런 얘기를 듣는데, 마을총회 전반적인 과정에 좀더 촘촘한 준비가 필요했다는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발굴된 의제들 중에 센터예산이나 주민참여예산으로 작게 해볼 수 있는 경우는 주민들과 직접 실행해볼 계획이에요. 다만 방학1동 총회에서 선정된 ‘방학역 4번출구 만들기’는 구청이 해야 할 일이지 주민들이 해결할 수 있는 과제는 아닙니다. 그때 참여하신 주민분들도 안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을 거에요. (웃음)
아쉬운 점은 마을에서 기존에 활동하고 있던 리더들이 총회 과정에 많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 기존의 직능단체나 기존의 마을리더들이 새롭게 등장한 리더들과 함께 해야 하는데 이번에 저희는 24%의 참여율에 그쳤어요. 분명 아쉬운 점입니다. 진짜 당사자들의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요. 지금까지 이런 공론장은 없었잖아요. 주민들 몇몇해서 재미있는 활동하고 끝났던 걸 실행을 전제로 공론화한 건데, 자발성과 공익성에 대한 고민들이 있어야 합니다. 총회의 자리는 주민이 주인공인 만큼, 주민들이 스스로 축제를 준비하듯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방학1동 마을총회 모습. 센터연합에서 현장을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기사보기)
Q. 부모커뮤니티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특히 작년 부모소모임과 이웃만들기에 참여했던주민들이 직접 새내기팀을 컨설팅해준다는 점이 굉장히 의미 있어 보입니다. 도봉구의 부모 커뮤니티는 어떤 형태로 진행되고 있나요?
도봉구에 육아정보종합지원센터에서 미취학 아동 부모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 자조모임도 운영하는 보육반장이 있다는 정보를 들었어요. 마침 서울시에서 부모들을 대상으로 커뮤니티를 조성하는 사업도 있었고, 이 분들이 마을에 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만나보았죠. 생각한 대로 보육반장 그룹에게 지역사업, 마을공동체 역할을 부여해보니 참 좋았습니다. 보육반장그룹에는 운영하는 자조모임을 더 단단하게, 확대시키고 싶은 수요가 있었고, 저는 이런 분들이 마을로 나오실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부모커뮤니티의 등장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웠어요. 지금은 서울시 사업에 선정된 두 그룹이 자기들끼리 부모교육도 함께 받고, 비폭력 대화방법 같은 공부도 하고 여행도 가며 여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센터가 해야하는 역할이 이런 것 같아요. 커뮤니티가 단단해지도록 체계적으로 지원을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Q. 도봉구에 있는 청년들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솔직히 청년은 자신이 없어요. 대학이 6,7개씩 있는 주변 다른 구들에 비하면 하나밖에 없는 도봉은 청년의 불모지죠. 물론 대학생만이 청년인 건 아니지만, 그나마 있는 청년들도 도봉구가 활동지이기 보다는 잠만 자고, 그런데 그나마도 정주성은 낮고. 그래서 도봉이 일터인 청년들에 집중해서 2014년, 저희 센터에 청년활동가가 있을 당시 공동밥상도 해보고 여러 시도도 해봤지만 어려웠어요. 청년들이 활동을 지속하기엔 재미, 관심사, 여러가지가 충족되어야 하는데 도봉은 어려운 토양입니다. 그래도 최근에 마을살이 쪽에서 지역 청년들을 네트워킹해보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습니다. 구청에서도 8월 1일자로 일자리경제과에 청년지원팀이 생기니 기대가 됩니다.
Q. 청년이 어렵다면, 지혜연 센터장님의 본래 전문분야였던 청소년은 어떤가요?
제가 있던 쌍문동 청소년 문화의 집과 연계해서 청소년 마을만들기 사업을 2년동안 지원했습니다. 1년차엔 학생들이 동아리를 만들어서 마을네비게이션 책자를 만들고 끝이났는데 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뭔가를 또 해보고 싶다고 해서 2년차엔 사람책을 만들었어요. 사회복지사나 자활기업, 북카페 인터뷰를 하면서 지역사회 사람들의 인연을 이으면서 거기에 본인들의 진로도 녹여내는 활동을 했습니다. 도봉은 혁신교육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서, 청소년들의 지역사회 참여도 많아요. 이렇게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진 존재들이 지역사회 시민으로서 마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봉센터도 함께할 거고요.
Q. ‘마을기금, 그것이 알고싶다’라는 이름으로 마을살이포럼을 진행하기도 했고,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의 통합법인 사회적 협동조합 ‘도봉이어서’를 창립시키기도 했습니다. 도봉 주민들이 가진 시민자산화에 대한 욕구를 반영한 결과인가요?
작년 9월부터 지역사회에서 마을, 사회적 경제, 혁신교육 쪽에서 활동하는 민간들끼리 계속 논의를 해왔습니다. 우리의 활동들이 언제까지나 행정의 지원에 기댈 수는 없기 때문에 행정의 지원이 없어도 지속가능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지원을 하는 민간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취지였습니다. 지역사회에서는 행정의 지원에 계속 기댈 수 없다는 것은 기정사실화하고 자립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고, 또 서울시에서도 찾동사업으로 기금사업을 전략적으로 밀고 있는 상황입니다. 5월 20일 총회로 설립된 ‘도봉이어서’ 협동조합이 앞으로 이런 시민자산화에 대한 고민들을 함께하는 플랫폼 역할을 해나갈 예정입니다.
Q. 시민자산화에 대한 고민을 하는 다른 마을, 센터를 위해 더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마을과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40명 정도 모여서 5월 20일 총회를 했어요. 이분들을 조합원으로 기획재정부에 인가서류가 접수되어 있는 상태이고, 저는 행정에 있지만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이사회에 함께하며 지역사회의 동향을 나누고 행정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사항 등을 함께 논의하고 있습니다.
구조에 대해서 자세히 말씀을 드리자면 기본적으로 조합원들이 출자금과 월회비를 내서 운영을 합니다. 그러면서 마을공동체,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사람’에 대한 위탁사업들을 받아서 교육, 인큐베이팅, 네크워킹을 지원합니다. 교육사업 수탁을 통한 교육비로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회적 자본을 만드는 일을 하는 거죠. 지역사회에서 사람들을 발굴해내고, 발굴해낸 사람들을 연결하여 사회적 자본으로서 지역사회에 뿌리내리게끔 지원합니다. 한마디로 사람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이고, 그래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만든 거죠. 또 한편으로는 조합원이 강사가 될 수도 있다는 이점도 생깁니다. 마을에서 일어나는 여러 교육들을 외부인사에 기대어 하고 있는데, 이제 지역사회 안에서 소화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Q. ‘톡톡 도마토리’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첫방송이 무려 2013년입니다. 직접 카메라 앞에 서신다는게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텐데, 어떤 계기로 ‘톡톡 도마토리’가 만들어졌나요?
원래 도봉구에 있었던 신문을 기반의 마을 미디어인 ‘도봉N’이 2013년도에 서울시 지원을 받아 사업제안을 해왔습니다. ‘Talk Talk 도봉마을스토리’라는 뜻의 ‘톡톡 도마토리’라는 이름을 제가 직접 지었네요. 제가 마을에 대한 원고를 써가지고 가면 박영록PD가 촬영을 하고, 마을라디오 경험이 있는 ‘떡본김써니’가 MC로 사회를 봅니다. 마을공동체 활동 정보를 전하는 것이라 원고도 제가, 이야기도 거의 제가 다 합니다. (웃음) 20분동안 한달 간의 마을 소식을 전하느라 굉장히 빠르게 이야기를 합니다. NG는 없고, 무조건 원샷원킬로 찍습니다. 이번에 PD가 바뀌었어요. 황인성 PD로 젊은피가 수혈되면서 새로운 시도들도 많이 하더라고요. 앞으로 많이들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톡톡 도마토리' 2016년 7월호. ▶더 많은 '톡톡 도마토리' 보기)
Q. 시간 관계상 다 여쭤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일을 하시며 달려오셨어요. 여기에서 정의춘 센터장님의 질문을 전해 드릴게요. 지혜연 센터장님이 마을만들기를 하면서 가장 중심에 두는 가치가 무엇인가요?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사람의 성장’이에요. 마을만들기 활동은 기-승-전-사람이라고 생각할 만큼 사람에 답이 있고, 가장 가치있는 것도 사람입니다. 헌법 1조 1항을 보면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고 하지만 정작 국민은 스스로가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못 느끼고 있어요. 주인이라는 것은 내가 주인이라는 인식을 잘 하고, 주인인 만큼 내 것에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인데 그게 안되죠. 그래서 저는 개인적으로 마을활동이 단순한 취미활동, 여가활동을 넘어선 무언가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마을활동이 개인의 성장에도 도움이 되면서 더 나아가 지역사회의 성장과도 이어지기 위해서 마을사업, 마을활동을 넘어선 마을운동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주민자치력, 서울시는 시민력이라고 표현하는데, 주민자치력이 강화되고 주민이 주인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센터는 없어져도 된다고 봐요.
Q. 센터연합이야기를 해볼게요. 지혜연 센터장님은 초창기 멤버이신 만큼 센터연합과 뗄 수 없는 인연이신데요, 센터연합에 바라는 점이 있으신가요?
센터는 각자의 사업에 매몰될 수 밖에 없는데, 그래서 센터연합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주민들을 지원하듯이 우리가 가진 고충을 파악하고 큰 그림을 바라보며 각 지원센터들을 지원해주고, 정보의 확산에도 역할을 다해주길 바랍니다.
도봉센터가 직영센터이기 때문에 한계는 있지만 이사회나 센터연합의 활동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려고 했습니다. 참여가 중요한 결사체이기 때문이죠. 센터가 몇 개 없었던 초창기에는 서로 많이 알고 끈끈하기도 했는데 센터가 많아진 지금은 서로 알아가는 단계가 필요해요. 전국에 흩어져 있으니 만나기 어렵겠지만, 8월 5일에도 진안에서 행사가 있으니 많이들 오셔서 친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궁금해요! (웃음)
Q. 앞으로 도봉센터가 주목할 의제는 무엇인가요? 도봉센터의 미래는 어떠한가요?
5년정도 도봉구에서 마을공동체 사업을 하며 느낀 것은 주민들이 스스로의 필요가 없으면 지속성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이에요. 도봉센터는 스스로 필요를 느끼는 주민들을 발굴해 내는 것에 역점을 두려 합니다. ‘도봉센터가 그동안 뭘 했냐?’라고 묻는다면 ‘사람이 성과다’라고 답할 수 있어요. 마을 사업을 통해 처음 활동을 시작한 주민들이 지금은 지역사회에서 마을학교의 교장이 되고, 건강생태계 사업에서 건강리더로 활동하는 등 주민이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혹자는 ‘애써 발굴한 주민을 뺏기는 것 아니냐’고도 하지만 저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마을에서 주민을 발굴하고 성장시켜서 퍼져나가게 하고, 그렇게 성장해나간 사람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도봉센터는 또 새로운 주민들을 발굴해내는 거죠. 주민들이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찾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센터의 역할이니까.
Q. 지혜연 센터장님은 앞으로 어떤 행보를 가질 예정이신가요? 10년 후, 20년 후 센터장님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요?
10년 뒤에도 지금의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아직 저는 전문가가 아니에요. 전문가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성찰이 필요한데, 이런 일환에서 지금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일, 가정, 학업을 함께하기가 쉽지 않지만 주민에게 성장이 중요한 키워드라고 생각하듯이 내 스스로도 성장이 가장 중요합니다. 20년 후에는 마을일을 직업으로 하고 있지는 않겠죠? 어쩌면 전남 어느 마을에 귀촌해서 부녀회장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웃음)
Q. 마지막으로 한마디 해주세요!
도봉센터의 설립부터 행정에 들어온 지 이제 3년차입니다. 1년차는 정신 없이 달렸어요. 2년차까지는 행정과의 어려움이 있어서 힘들었는데, 3년차가 되니까 심적으로 안정이 되면서 이제 좀 큰 그림이 보여요. 어떤 조직과 자원들을 어떻게 연결할지, 주민에게 어떤 판을 깔아야 하는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이제 알겠어요. 내년에 도봉구는 마을공동체와 사회적경제를 통합하는 지원센터를 만들어서 위탁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요, 민간 조직으로 나가게 되더라도 주민 주도의 마을공동체 활동을 통합적으로 잘 지원하는 역할을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도봉구청을 찾아온 로봇과 함께! 지혜연 센터장님이 지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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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연 센터장님이 지목한 000센터장님께 궁금한 것, 듣고 싶은 것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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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koreamaeu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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