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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상상력, 미래를 바꾼다 - 2 유럽 폐공장의 기적, 400년 통제영에서 미래를[한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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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상상력, 미래를 바꾼다 - 2
 유럽 폐공장의 기적, 400년 통제영에서 미래를
 [2007-11-30 오후 6: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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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력발전소에서 문화발전소로 변신한 영국 테이트모던.

"버려졌다 해서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새롭게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건물 하나에도 의미 있는 역사와 상징이 있다."(영국 테이트모던 운영자 아드리안 하드위크)

세계적 예술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는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미술관과 독일 베를린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이들은 한 때  '시커먼 아스팔트, 폐허가 된 공장, 지분한 주택가, 줄어드는 인구'를 대변하던 단어들이었다.

테이트 모던은 세인트 폴 성당 벽을 검댕이로 만드는 오염의 대표 주자로 버려진 화력발전소였고,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는 독일 제1의 맥주공장에서 2차 세계대전의 영향으로 버려진 창고였다.

하지만 "버려진 과거 속에도 비전은 있다"는 작은 아이디어 전환으로, 흉물로 방치됐던 화력발전소는 한해 400만 명이 찾는 화려한 문화발전소로, 버려진 맥주공장은 100만 지역 주민의 훌륭한 문화양조장으로 거듭났다.

굴뚝이 있는 미술관 '테이트 모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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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이 갈라진 설치작품

영국 런던 템즈강 남쪽 99m로 우뚝 솟은 굴뚝과 잿빛 벽돌 건물.

그 앞엔 이 건물의 상징처럼 대형 거미상 '마망'이 떡하니 버티고 있다.

외형만으로는 도저히 미술관이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테이트 모던 미술관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더욱 놀랐다.

"뭐야, 미술관이 왜 이래? 지진 난 것 아니야, 부실 공사인가?" 취재 기자들이 여기저기서 한마디씩 한다.

135m에 달하는 전시실 바닥이 쩍-갈라져 있다. 알고 보니 콜롬비아 출신 여성 작가인 도리스 셀체도의 설치 작품 '쉽볼렛'이다.

깊이 패이고 금이 간 바닥을 통해 서구 중심,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제3세계 민중, 여성들의 아픔을 담아내려는 뜻을 품고 있다.

이 작품이 설치된 테이트모던 터빈 홀은 공공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미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1년에 한 번씩 작품을 바꾸는 데 주로 전위적인 작품을 전시, 관객과 교감한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이 무모한(?) 작업을 미술관이 6개월을 고민한 끝에 결정, 관람객들로부터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기자 역시 작품 틈새로 손과 발을 집어넣고 수 백명의 관람객과 함께 마음껏 즐거워했다.

테이트 모던의 실험은 첫 탄생부터 시작이었다.

1963년부터 1980년까지 전기를 생산하던 템즈강 남단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는 오염의 상징이었다.

1981년 오일 파동으로 문을 닫은 후 20년 이상 방치됐던 자리에 현대미술관을 짓기로 하고, 1994년 국제현상 공모를 내걸었다.

전 세계에서 내노라 하는 건축가들이 새 미술관의 설계 경기에 참여했다.

70여 명의 건축가들은 흉물이 된 발전소를 헐고, 이 자리에 새 건물을 짓도록 제안을 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스위스 출신 젊은 건축가 두 사람. 헤르조그(Herzog)와 드 므롱(de Meuron)만이 공동으로 건물 리모델링안을 제안했다.

이들은 "우리의 전략은 적(敵)의 에너지와 맞서 싸우기보다 받아들여 새롭게 활용하는 것. 다시 말해 거대한 산과 같은 벽돌 건물의 물리적인 힘을 부수거나 축소시키지 않고, 그대로 인정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새롭게 받아들인 것"이라 표방했다.

당초 발전소는 철골조이고, 외부는 420만장의 벽돌로 마감돼 있었다.

200m의 이 텅 빈 건물은 드라마틱한 미술관의 입구가 되고, 발전소의 천장을 걷어낸 자리에는 유리가 얹혔다.

템즈강 건너편 114m의 세인트 폴 성당의 돔보다 일부러 낮게 지었다는 중앙의 높다란 굴뚝은 스위스의 불빛(Swiss Light)이란 새 이름의 등대로 탄생했다.

기다란 잿빛 벽돌, 덩그렇게 높은 천장, 그리고 검정색 철강 구조물들은 화력발전소 특유의 기능을 상징, 그대로 남겼지만 무궁무진한 문화예술을 찍어내는 문화발전소로 전환했다.

2000년 개관한 테이트 모던의 실험 정신은 전시 방법에서도 드러난다.

일반 미술관이 작가나 연대순, 혹은 지역별 전시를 일반으로 한다면, 테이트 모던은 주제별이라는 독특한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이 미술관에서는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의 경계도 모호하다.

"관객이 없으면 뮤지엄도 없다"는 테이트 모던의 정신은 지역주민을 위한 단계별 프로그램은 물론 무직자들을 트레이닝 갤러리에 일자리를 마련, 시 전체가 잘 살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강구하고 있었다.

그래서 일까. 미술관에서 시끌벅적 재미나게 놀고 있는 아이들이 너무 많았다. 부러웠다.

독일 제1의 문화양조장 '쿨투어 브라우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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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양조장으로 변신한 독일 쿨투어브라우어이.

베를린 도심인 프렌츠라우어 베르크구에 있는 '쿨투어 브라우어라이(KulturBrauerei)'. 직역하면 '문화양조장'이다.

이방인에게는 길게 이어진 20여 개의 벽돌 건물들. 건물 정면 지붕 아래의 커다랗게 자리 잡은 다양한 알파벳 단어들이 더욱 호기심을 자극하는 곳이다.

이곳은 19세기 중반 수질 좋은 지하수 덕택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저장맥주(일명 라거비어) 제조사인 슐트하이스 양조장으로 출발, 1백년의 영화를 누린 지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소련군정이 전쟁포로들을 노역시켰다는 혐의를 잡아 맥주공장의 소유권을 압수했고, 1967년 공장은 완전히 문을 닫았다.

쿨투어 브라우어라이는 황폐하게 방치됐고, 정부에선 이곳을 완전히 헐어버리고 새 건물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이 때 젊은 예술가들이 건물을 점거하고,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쳤다.

이런 저런 우여곡절을 겪은 뒤 20년 넘게 방치됐던 건물은 2001년 초 예술이 빚어지고 꿈이 발효되는 문화양조장으로 새롭게 부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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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해 2천건의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문화양조장.

현재 한 해 2천 건의 문화 프로그램과 1만1천 건의 영화가 상영되고 100만 명이 찾아오는 '도심 속 복합 문화 공간'이다.

과거의 영화와 슬픔을 함께 간직한 맥주공장 당시의 외형은 그대로 살렸다.

음악 문학 연극 다양한 공연이 열리는 주 공연장인 케설하우스(Kesselhaus)는 이름이 아예  맥주 공장 보일러실이다.

안내센터는 기계실(MaschineHaus), 악기판매점은 마굿간(Futterboden·당시 독일 전역으로 맥주를 배달하던 주요 수단이 말이었다)이란 이름표를 자랑스레 붙여놓았다.

다만 지하에 주차장을 만들었을 뿐이다. 

전체 4만㎡ 가운데 1만3천㎡만 문화공간인 이 곳은 6m 높이의 천장으로 어떤 전시도 가능한 키노, 독일 전역에서 명성을 얻고 있는 장애인 전용극장 람바잠바 등 전용 공연장과 전시장, 그리고 8개의 영화관은 물론 여행사, 새벽 4시까지 운영 되는 카페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공존한다.

쿨투어 브라우어이 안내 책임자 죄렌 비르케씨는 "17년이 지난 지금 이 곳 건물들은 100% 임대가 이뤄지고 성공적 평가를 받고 있다"며 "통합문화공간으로 지향한 것이 성공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이런 까닭에 이곳에서는 1천여 명이 여기에 종사하고, 4개의 광장을 비롯 다양한 공간에서는 맥주를 마시면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된다.

또 지역민들을 위한 어린이 페스티벌과 크리스마스 시즌 페스티벌 등 다양한 사업이 펼쳐져 독일 젊은이들이 가장 살고 싶은 곳으로 손꼽히고 있다.

400년 통제영 복원, 미래를 보자
도심의 빈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영국과 독일의 사례는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밀가루 제분소를 미술관으로 바꾼 영국 게이츠헤드 발틱현대미술관, 탄약공장을 첨단 미디어아트센터로 바꾼 독일 칼스루에 ZKM, 폭격으로 폐허가 된 백화점을 작가 작업공간으로 만든 독일 타클레스, 병원을 국제교류 스튜디오로 만든 쿤스틀러 하우스 베타니엔 등등.

전부 낡고 오래됨의 가치를 재발견, 새로운 비전으로 되살아난 문화공간이다.

통영 역시 낡고 오래됨의 가치를 미래 산업으로 삼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지난 1998년부터 10년째 진행되고 있는 통제영 복원사업이다.

총 4만6천683㎡(1만4천121평)에 596억원이라는 대규모 예산이 투자, 400년 전 관청과 12공방 등 총 30여 건물이 2009년까지 복원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건물 복원 외에는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아이디어가 전무한 상태다.

특히 12공방의 핵심인 통영나전칠기, 통영소반, 통영대발, 두석, 소목, 통영갓 등의 인간문화재와 무형문화재 활용 등 인적자원 활용에 대한 계획도 전무, 문화콘텐츠가 절실하다. 
통영시는 내년 4월 기본계획과 설계 용역이 나와야 소프트웨어를 논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럼 지난 10년간 시는 무엇을 고민했는가. 

굳이 유럽 폐공장의 기적을 보지 않더라도, 20년 걸려 완성한 경주 산리밀레니엄파크 체험공방의 고민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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