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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억, 느티나무에 서다 - 진안 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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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악산방’이란 삶의 공간으로 더 잘 알려진 시인
박남준. 지난 12년 동안, 전주 모악산 기슭에서의
외딴 삶을 살던 그가 볕 적은 계곡의 눅눅함을 뒤로 하고 지난 달 초,
지리산 자락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단촐한 이삿짐이나마 알뜰하게
정리하기도 전에, 그는 자연과 시를 노래하는 가을기행에 나섰다.
호남의 정맥과도 같은 노령산맥의 지붕, 진안고원을 따라 펼쳐지는
가을의 빛과 서정은, 깊어가는 이 계절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줄
것이다.





12년간의 삶을 간추려 모악산방을 떠나온
시인 박남준,

진안 고원에서 가을의 기억과
마주하다!



우리 마음 속에 키 큰 느티나무 한 그루쯤 담고 산 적이
있었던가.

말없이도 바람과 새를 불러들이고,
나그네를 기다려주는 그런 여유와 기다림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나와 마을과 세상의 내력을 다 바라보았으면서 그저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고산 끝에 조용히 서서 마냥 기다려 주는
그런 느티나무를 만나고 싶다.

...

그래서 시인 박남준은 가을의 기억을 찾아 나섰다.





진안 사람들의 느티나무
마이산



그 생김새가 말의 귀 같다고 해서 생겨난 이름 ‘마이산’은 가을 이맘 때면 안개 많은 진안고원에서 가장
먼저 다가오는 산이다. 진안 고원의 집, 밭, 논 어디서나 거의 다 볼 수
있는, 그래서 진안 사람들에게 늘 가까이에 있는 산. 그래서 마이산은
예부터 영적인 역할을 해왔다. 탑사, 은수사를 지나 암마이봉에 올라
나그네는 말없이 돌탑을 쌓고,수백년 토종 돌배나무의 달콤한 열매를
맛본다. 마이산에서 바라본 진안 고원 골골이 가을은 곱기만
하고...





가을의 계곡은 색과 소리의
곶간이다



섬진강이 휘돌아 지나는 백운동 계곡에는 온갖 단풍잎들이
모이고, 바람소리들이 모이고, 오소리, 다람쥐의
발자국들의 모여 있었다. 거대한 자연순환계의 모습을 물 안에 담아
놓은 계곡의 가을. 돌틈의 소나무, 도토리 구르는 소리, 바람 소리...
시인은 우주 속에 소리 없이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를 “관계”라는 시
속에 담아낸다.





사람과 사람... 평생
흙만 만지면서 살아낸 옹기쟁이벗을 찾아가다




강아지 이름을 보리, 수수라고 짓고,
수백년 전 옛 사람들이 하던 그 자리에서 그 그릇을 굽는다. 시인의
오랜 벗인 이현배씨. 물레를 돌리고, 흙을 빚으면서 생각을 빚었고,
시를 빚었다. 그런 벗이 아무래도 반갑기만 한 시인. 그는 옹기쟁이와
함께 장계오일장에 갔다. 고향 사람들의 삶의 정거장인 오일장.
대형할인마트니 수입상가니 홈쇼핑이니 하는 시대... 여전히 쇠를
두드리고 톱을 만드는 대장간이 있는, 삶의 도란거림이 남아있는 곳.
민초들의 삶을 품어 안은 오일장의 소소한 풍경이 정감
어리다.





느티나무를 잃어버린 수몰지역 사람들...

농부가 어부가 된 진한 삶의
이야기



전주 사람들의 식수원인, 용담댐이
만들어낸 거대한 호수. 3년 전 용담댐이 생기면서 14개 마을 3개 면
사람들이 고향을 등지고 떠나갔다. 집도 학교도 느티나무도 모두 물에
잠겨버렸다. 그리고 그 곳에 물고기가 찾아들자 논을 일구고 밭을 갈던
농부들은 물고기를 잡으며 산다. 어부들의 진한 삶의
이야기.





산사의 풍경 소리를 마음에
담다



구봉산 자락을 지나 800년도 넘은 키 큰
전나무 잎새를 흔들던 바람이 조용히 산사를 뒤흔든다. 고즈넉한 산사를
휘감는 산승의 목탁소리... 산중 암자에 올라 아무 말 없이 햇볕을
축내며 경험하는 사색의 세계.





운장산에 오르다



산사를 지나 남쪽 차령산맥의 등줄기 운장산에 오른다. 억새밭을 지나 구절초, 쑥부쟁이를 만나고 너른암반에
끝에서 노래도 불러보는 시인.





모악산방의 벗들이여 잘
있거라



벗들을 두고 모악산을 떠난다. 12년 폐가,
기름종이를 바르고 시쓰며 살았던 곳이다. 묵은 세월 함께 해주었던
딱따구리, 용담, 쑥부쟁이, 곰취꽃 그리고 호두 너무 많이 따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드는 청솔모. 많은 벗들을 허락한 마음 속의
느티나무 모악산... 그는 모악산방을 화가 친구에게 물려주고 떠난다.
또 다른 느티나무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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